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IT개발자 쟁탈전] 2000년대 컴공科 전성시대

시계아이콘01분 33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불확실한 미래 한때 인기 시들
알파고 대국 이후 다시 전성기
게임업계 '개발자 모시기' 전쟁 신호탄
앱·SW 개발자 몸값 '천정부지'

[IT개발자 쟁탈전] 2000년대 컴공科 전성시대
AD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강나훔 기자, 이준형 기자]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대형 IT기업에서 근무하는 5년차 개발자 권중연(31·가명)씨는 2009년 컴퓨터공학과(컴공과)에 입학했다. 당시 공대 컴공과와 사범대 수학교육과에 모두 합격해 전공을 선택해야 했다.


미래가 불확실한 컴공과와 직업이 보장된 수학교육과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던 권씨는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당시만 해도 컴공과는 인기가 떨어질 때였다"며 "지금처럼 개발자의 위상이 높아질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최근 개발자의 달라진 위상을 체감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모든 비즈니스가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개발자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권씨도 대졸자 평균 연봉보다 높은 대우를 받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은 대졸자 평균의 두 배 수준까지 연봉이 올랐다. 주변 동료들 사이에서 "회사를 옮긴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국내 유니콘 기업의 2년차 개발자인 전상현(27·가명)씨는 컴공과 ‘13학번’이다. 선택은 쉬웠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제일 잘했고 적성에 맞는다고 여겼다. 공대에 가면 그런대로 먹고 살겠거니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공대 중에서 컴공과 커트라인이 가장 낮았다. 전씨가 대학에 입학할 쯤에는 페이스북이 한창 유행이었다.


전씨는 IT 관련 개발자 수요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AI) 개발자에 대한 관심은 부쩍 커졌다. 동료들도 그때가 개발 산업이 다시 뜬 기점이라고 말한다. 대학에 입학했던 때와 졸업할 때, 컴공과의 위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수도권 대학 전기전자공학부에서 졸업을 앞둔 대학생 조현태(25·가명)씨도 사뭇 달라진 학과 분위기를 전했다. 조씨는 "전공을 선택할 당시 동기들 사이에서 컴공의 인기가 가장 낮았는데, 지금은 반도체 전공보다 더 취업이 잘된다"며 "유수 기업들 중 어디를 선택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IT개발자 쟁탈전] 2000년대 컴공科 전성시대


앱이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개발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2~3년 정도 경력을 쌓은 개발자와 경력 10년 이상의 팀장급은 경쟁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영입 1순위다. 개발자 초봉이 6000만원을 넘어선 기업들도 나타났다. 컴공과 출신 2000년대 학번의 전성시대가 열린 셈이다.


개발자 몸값 인상의 신호탄은 게임업계에서 먼저 쐈다. 넥슨, 넷마블, 컴투스 등이 연봉을 800만원 일괄 인상하자 크래프톤과 웹젠은 개발직군 연봉·성과급 등을 2000만원이나 올렸다. 개발자의 이탈을 막기 위한 응급처치였다.


쿠팡,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토스 등 새롭게 부상하는 기업들로 인력이 대거 이동하자 네이버와 카카오마저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 임원이 쿠팡으로 이동하는 등 개발자 확보를 둘러싼 ‘큰 장’이 섰다.


당분간 스카우트 전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게임업체에서 근무하는 11년차 개발자는 "쿠팡, 배달의민족 등 기존에 개발자를 대규모로 채용하지 않았던 비게임 분야에서도 이직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게임에서 유통, 금융 등으로 산업을 뛰어넘는 인력 확보 전쟁이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AD

중소 게임업체나 IT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개발자 초봉이 2000만~3000만원대에 불과한 이들 기업에서 인력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선 "5년차 이상인데 연봉 6000이 안 되는데, 초임 개발자가 6000만원 받는다는 얘기를 들으면 잘 못 산 것 같다”는 푸념도 올라온다. 이들의 이동이 머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6.1114:00
     송인수 "채용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
    송인수 "채용을 바꿔야 교육이 바뀐다"

    "출신 대학을 보고 채용하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도 없다." 송인수 교육의봄 대표는 아시아경제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채용할 때 지원자의 능력보다 '출신학교'를 보고 뽑기 때문에 학벌 경쟁이 벌어지고, '학벌'을 얻기 위해 사교육비 폭증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20년 창립한 교육의봄은 대한민국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벌 없는 채용'이 핵심이라고 보고, 기업의 채용 변화에 나

  • 25.06.1114:00
     윤지관 "대학 특성화로 서열 구조 타파해야"
    윤지관 "대학 특성화로 서열 구조 타파해야"

    "대학 특성화를 통해 지방 대학을 살려야 서울 중심 대학 서열 체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윤지관 대학문제연구소 소장은 아시아경제와 만나 "서울 중심의 대학 서열 구조는 교육을 넘어 저출산의 원인이 되는 한국 사회의 근본적 문제"라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대학문제연구소는 대학 문제가 고등교육만이 아니라 인구, 사회불평등구조, 국민복지, 지역균형발전 문제 등 국가 의제와 맞닿아 있다는 인식 아래 해법을 연구해

  • 25.06.1114:00
     남궁지영 "정권 변해도 교육 정책은 백년가야"
    남궁지영 "정권 변해도 교육 정책은 백년가야"

    수능 응시자 3명 중 1명은 N수생인 시대다. N수생 증가는 수능 대비를 위한 사교육 증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교육 불평등 확대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에서 개선되어야 할 대표적인 교육 문제로 꼽힌다. 최근 N수생 실태를 조사한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잦은 입시 정책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야말로 교육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남궁 연구위원은 "2019년 조국

  • 25.06.1015:00
     벤 넬슨 "입시, 대학 자체 기준으로 뽑아야"
    벤 넬슨 "입시, 대학 자체 기준으로 뽑아야"

    "한국의 대학 입시 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모든 대학이 '하나의 시험'으로 인재를 선발할 게 아니라,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따라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 대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경제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대학별로 자체적인 입학 기준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넬슨 설립자는 대학의 인재 선발 확대가 수험생(학생)들이 자신에게 적합

  • 25.06.1015:00
     양오봉 "국가교육委 역할과 권한 강화해야"
    양오봉 "국가교육委 역할과 권한 강화해야"

    양오봉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전북대 총장)은 '입시 지옥'으로 대변되는 한국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토론형 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아시아 경제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교육부터 대학 교육까지 지식 전달식(주입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문제"라고 짚으면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교육보다는 암기,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이 아직도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 25.06.1109:50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가 아시아경제 시사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첫인사는 무난했다. 문재인 정부 첫인사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충무로 아시아경제 스튜디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교수는 "당장은 경제가 급하지만, 이 대통령이 국가의 장기 발전과 관련한 인프라를 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입법권이 사법권을 침해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

  • 25.06.0707:30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최근 미국 월가에서 '타코(TACO)'라는 신조어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멕시코 음식 타코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이 용어를 사용한 기자에게 "무례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의 신조어 타코는 'Trump Always Chicken

  • 25.06.0517:15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5일 오전 9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은 기회와 위기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단기보다는 중장기를 준비하는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보수의 키맨은 이준석·한동훈이 될 것"이라면서 "총선이 많이 남아 있어 국민의힘의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승부는 이미 결정된 선거였다. 기본적

  • 25.06.0417:35
    ①김만흠·채진원"대선 결과는 계엄 심판, 독주 견제"[AK라디오]
    ①김만흠·채진원"대선 결과는 계엄 심판, 독주 견제"[AK라디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이재명 후보는 49.42% 득표율을 기록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15%),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8.34%),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0.98%)를 제쳤다. 4일 오전 9시 아시아경제 유튜브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김만흠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과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계엄에 대해 심판하면서도 이재명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하고 김문수 후보와의 격차가

  • 25.06.0106:00
    독재 정권도 90%는 넘는데…'투표율 12%'에도 승리 주장하는 베네수엘라 정권
    독재 정권도 90%는 넘는데…'투표율 12%'에도 승리 주장하는 베네수엘라 정권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실시된 총선에서 투표율이 고작 12%를 기록하며 선거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정권은 대법원과 선거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80%로 승리했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반발한 국민들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독재 정권 하에서도 투표율이 90%에서 100%에 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베네수엘라의 12% 투표율은 총선으로서의 정당성 자체가 성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