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무늬 없는 흰색 속옷만" 서울시 여학생 속옷 규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계아이콘02분 0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서울시 31개 여자 중·고등학교, 교칙으로 '속옷' 규제
무늬 없는 흰색 속옷 착용·레이스 속옷 금지… 어길 시 벌점도
네티즌 '일본도 아니고 서울에서?', '어이없고 한심' 비판
전문가 "인권 침해하는 시대착오적 규정… 학생 위해 고민해야"

"무늬 없는 흰색 속옷만" 서울시 여학생 속옷 규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해 20일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반소매 여름 교복 차림으로 등교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사진=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최근 서울시 여자 중·고등학교 중 30여 곳에서 여학생 속옷의 착용 여부와 색상, 무늬 등을 교칙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과도한 인권침해가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 문장길 부위원장실에 따르면 서울시 관내 여자 중·고등학교의 학교규칙을 살펴본 결과 중학교 44개교 중 9개교(20.5%), 고등학교 85개교 중 22개교(25.9%)에서 속옷의 착용 여부와 색상, 무늬, 비침 정도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1개의 학교 중 일부 학교에서는 교칙을 통해 '하복 블라우스 안에는 무늬가 없는 흰색의 속옷을 갖추어 입는다', '속옷은 무늬 없는 흰색을 제외한 모든 것은 벌점을 부과한다', '하복의 상의 안에는 블라우스 밖으로 비치지 않는 흰색 및 살색 계통의 속옷을 착용한다', '레이스가 달린 화려한 속옷 착용은 금지한다' 등 속옷 착용을 상세하게 규제하고 있다.


또한 규정되어있는 속옷 규칙을 어길 경우 벌점까지 부과하는 내용의 학교 규칙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서울 시내 중·고교에서 복장에 대한 규제를 두고 있는 것은 2012년 제정된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 제12조 2항에 '복장에 대해서는 학교 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조항에 따른 속옷 규제는 '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복장, 두발 등 용모를 규제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규정과 상충한다.


"무늬 없는 흰색 속옷만" 서울시 여학생 속옷 규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5일 NHK는 일본 나가사키현의 국공립 중·고등학교 60% 정도가 학생들의 속옷 색깔을 흰색으로 지정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NHK 홈페이지 캡쳐.


학생의 속옷 규정 논란은 일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5일 NHK 방송에 따르면 일본 나가사키현의 국공립 중·고등학교 238곳 중 138개교(58%)에서 학생들의 속옷 색깔을 흰색으로 지정하고 속옷 색을 검열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나가사키현의 일부 학교에서는 속옷을 실제 확인하는 행위도 있었으며, 지난해 12월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후쿠오카 역시 관내 중학교 69곳 중 전체의 83%에 달하는 57개 학교에서도 속옷 색상을 흰색 등으로 지정하고 있었다.


일본 사례에 이어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도 이 같은 속옷 규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어이없고 이상하다', '일본 지적할 게 아니다', '속옷 색이랑 무늬까지 정해줄 일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일본의 잔재'이자 학생들에 대한 '과도한 인권 침해'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A 씨(24)는 "일본에서 속옷 규제를 한다는 뉴스를 보고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이 아닌 서울에서도 저런 조항이 있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다"라며 "교복 규정도 아니고 속옷까지 규정한다는 사실이 말이 안 된다. 도대체 어느 세상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무늬 없는 흰색 속옷만" 서울시 여학생 속옷 규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는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시대착오적 규정이라며, 해당 규정을 재정비하고 올바른 청소년 인권 보호를 위해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진경 10대 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1900년대 초반도 아니고 2020년대에 이런 규정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며 "왜 현재의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역까지 교칙으로 규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규정이 있다는 게 시민사회의 개념과는 좀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라면서 "더 많은 고민을 통해 신속히 관련 규정들이 개정되고 정비돼서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들을 올바르게 보호하기 위해 힘썼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 보호는 대상을 '대상화'하지 않고 그 대상 자체만으로 성장시키고 책임질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이라며 "교육 기관에서도 학생들의 자율권과 인권을 무시하는 여러 가지 규제는 자제했으면 좋겠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지난 5일 열린 제299회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된 학생인권 조례 개정안을 통해 복장에 대한 학교 규칙 제한 규정을 삭제했다. 기존 '서울시 학생 인권 조례'에는 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복장, 두발 등 용모를 규제해서는 안 되지만, 복장에 대해서는 학교 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이번 개정안에서 '복장에 대해서는 학교 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라는 단서 조항이 전면 삭제된 것이다.


개정안을 발의한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 문장길 부위원장은 "인권이 그 무엇보다 중시되고 있는 시대에 존재한다고는 믿을 수 없는 학교 규칙들이 아직도 운영되고 있다"며 "현재 일부 학교에서 교복 자체에 대한 제한 이외에 속옷, 양말, 스타킹의 색상이나 모양 등까지 학교 규칙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학생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AD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바뀐 학생인권 조례를 각 학교에 보내 복장에 대한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학교 규칙 개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김영은 기자 youngeun92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