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10~15% 판매수수료
패션 브랜드 30~40% 적용
모시기 전쟁에 무신사 우위
무신사 플랫폼 수수료 30%대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자체(PB)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1호 매장 입지 선정에 들어간 가운데 백화점 업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에 쏟아진 러브콜
25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A사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 유치를 위해 무신사 측과 협의에 나섰지만 수수료 문제를 놓고 최종 결정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화점 A사 관계자는 "서울 지역 주요 백화점을 비롯해 대규모 복합쇼핑몰 등이 무신사 스탠다드 입점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무신사 측이 명품 브랜드 수준의 수수료 우대를 요구해 최종 결정은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은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에 대해 평균 10~15%의 판매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여성·남성 패션 브랜드의 판매 수수료는 30~40%다.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샤넬은 특히 수수료율이 낮다. 무신사는 백화점에 판매 수수료를 10% 수준으로 맞추지 않으면 입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만으로 1100억원
2015년 론칭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 단일 유통 판매로 거둔 성과다. 현재 무신사에 등록된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은 약 3000종이다. 카테고리별로는 무신사 스탠다드 대표 상품인 슬랙스가 지난해에만 100만장 이상 판매됐고 블레이저 재킷은 2019년 대비 판매량이 172% 이상 증가했다.
무신사는 올해 ‘무신사 스탠다드’를 국내 대표 베이식 패션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좋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 가격대로 선보이는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소재와 디자인을 다양화한 상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오프라인 거점 스토어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고객과의 점점을 확대하기 위해 무신사는 올 상반기 오프라인 거점 매장을 여는 것으로 안다"면서 "백화점부터 쇼핑몰, 가두점까지 ‘무신사 모시기’에 총력을 쏟고 있어 무신사가 우위를 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Z세대 유치 vs 생태계 파괴
최근 젊은 층을 유인하기 위해 점포를 리뉴얼 중인 백화점 업계에 무신사는 매력적인 카드다. 백화점 매출의 절반 이상을 40, 50대 VIP가 채워주고 있지만 젊은 층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면 성장을 이어가기가 어렵다. ‘10, 20대들의 놀이터’로 불리는 무신사와의 협력은 백화점의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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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의 셈법이 복잡한 이유다. 10, 20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무신사의 높은 콧대를 세워줄 경우 여타 브랜드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 수십개 브랜드가 매년 생겨나는 가운데 백화점은 판매수수료 정책을 수십년간 유지했다. 백화점에 입점하려는 브랜드가 많으니 협상 테이블에서 몸을 낮출 필요가 없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서 입점 브랜드에 30%대의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는 무신사가 오프라인 유통사에 턱없이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비슷한 콘셉트인 유니클로 수수료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어서 형평성 차원에서도 입점시키기 어려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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