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여러 차례에 걸쳐 교직원들을 성희롱한 초등학교 교장에 대한 견책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행정부(염기창 부장판사)는 교육 공무원 A 씨가 광주광역시 교육감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A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 씨는 2016년 3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광주 모 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며 3차례에 걸쳐 교직원들을 성희롱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신입 교직원 환영회 식사 자리에서 교직원 B 씨에게 "학년 부장에게 오빠라고 부르면서 술 한 잔 따라봐"라고 말했다. 교장실로 인사하러 온 다른 교직원 C 씨에게는 "옛날에는 여자 선생님들한테 치마도 못 입게 했다"라고 했다.
교무실에서 특정 직원에게는 "선생님은 업무가 별로 힘들지 않나 보네. 살이 빠져야 하는데 안 빠졌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교장실에서 업무 협의를 하던 중 "우리 학교에 이쁜이들 많다"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 같은 징계 사유(품위 유지 의무 위반)로 견책 처분을 받았다. A 씨는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일부 징계 사유는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정신적 충격을 줄 정도의 폭언이나 부적절한 발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면서도 "다만, 술을 따르며 오빠라고 부르라는 발언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 보기에 충분하다"라고 판시했다.
또한 "교장인 A 씨는 다른 교원보다 엄격한 품위 유지 의무를 부담함에도 평교사를 상대로 우월적인 지위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다"라며 "징계 양정 기준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견책처분은 합리적이다. 공무원들의 성 비위 행위 근절과 공직 기강의 확립이라는 공익이 A 씨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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