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은 4일 "미래세대의 부담인 국가채무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재정지출의 불가역성을 경고한 일본의 '악어 입 그래프'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놓고 여당과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당국인 기재부의 예산을 총괄하는 2차관이 작심 발언을 한 셈이다. 안 차관이 언급한 '악어 입 그래프'는 지속적인 지출증가 및 세수감소로 국가채무가 '악어의 입' 모양으로 증가하는 재무구조를 말한다. 일본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977년 32% → 2019년 220%로 7배 이상 증가해 심각한 국가채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안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공공기관 투자집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에서 "당면한 코로나 위기 극복과 함께미래세대가 감당할 수 있는 나라살림을 지켜야하는 과업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재원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면 '선별'해 지급해야 한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장과 같은 입장이다.
안 차관은 그러면서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아 재정과 공공부문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그 수요가 사회 곳곳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재정관리의 소명에 대해 다시 한번 다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재정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주요 공공기관 투자집행 실적을 점검하고 내년도 투자계획 및 조기집행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공공기관 투자실적은 총 61조원을 집행, 전년 실적(54조1000억원) 비해 약 12.8%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사업취소 및 조업중단, 투자재원 부족 등 힘든 여건에서도 이룬 성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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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올해 정부와 민간에서 총 110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 중 공공기관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65조원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특히 경기보강 효과를 조기 실현하기 위해 상반기에 53%의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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