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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의사 무시" 장혜영 싫다는 데 시민단체가 고소…'친고죄 논란'으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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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김종철 전 대표 고소…성추행 사건 '친고죄 논란' 촉발
장혜영 "나를 위해 고소 안한 것, 회복하려 발버둥"
전문가 "피해자 원치않는 고소, '친고죄 폐지' 취지에 반해"

"피해자 의사 무시" 장혜영 싫다는 데 시민단체가 고소…'친고죄 논란'으로 번져 장혜영 정의당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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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한 시민단체가 성추행 사건을 일으킨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 장혜영 의원 의사에 반하는 고소로 장 의원은 '2차 가해'를 멈춰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는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형사 고발은 친고죄 폐지의 원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28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민단체 '활빈단'은 26일 김 전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성범죄는 친고죄(범죄의 피해자 또는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고발이 있어야 공소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가 아닌 제3자의 고발이 있어도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단체는 "사퇴와 직위해제로 끝날 일이 아닌 만큼 김 전 대표가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며 "우월적 지위에 있는 당 대표 권한과 위력으로 벌인 '성범죄'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 의사 무시" 장혜영 싫다는 데 시민단체가 고소…'친고죄 논란'으로 번져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활빈단이 김 전 대표를 고소하면서 제3자 고발이 적절한지를 두고 또 다른 논쟁이 빚어지고 있다.


장 의원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장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 당사자인 제가 공동체적 해결을 원한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저와의 어떤 의사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저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가해자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했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피해 당사자로서 스스로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상을 회복하고자 발버둥치고 있는 저의 의사와 무관하게 저를 끝없이 피해 사건으로 옭아넣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며 "사법체계를 통한 고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가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한 선택이다. 사법 처리를 피해자의 의무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다움의 강요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친고죄에 대해서도 "성범죄가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개정된 취지는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권리를 확장하자는 것이지 피해자의 의사를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형사고소는 피해자가 권리를 찾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장 의원의 유감 표명에 대해 "사법체계를 무시하는 주장"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정의당은 성범죄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에 서 있었고, 그에 따라 친고제 폐지에 찬성해 왔다"라며 "그래놓고 자기 당 대표의 성추행 의혹은 형사고발 하지 말라고 한다. 현행 사법체계를 무시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친고죄 폐지'를 주장했던 정의당이 김 전 대표에 대한 제3자 고발에 반박 입장을 내비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하 의원은 이어 "친고죄는 더 많은 성범죄의 피해를 막자는 여성 운동계의 노력 끝에 마침내 폐지됐다"라며 "여기에는 심상정 의원을 비롯한 정의당의 선배 정치인들도 적극 찬성했고, 심 의원의 대선공약에도 있었던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친고죄 폐지법 제정의 이유와 목적에 정면으로 반하는 주장을 펴실 거라면, 친고죄 부활 법안부터 발의하는 것이 입법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의사 무시" 장혜영 싫다는 데 시민단체가 고소…'친고죄 논란'으로 번져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윤동주 기자 doso7@


그러나 전문가들은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형사 고발은 피해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친고죄 폐지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는 "성범죄는 친고죄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했을 때 시민단체가 고발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힌 상황에서 제3자의 고발이 온당한가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예를 들어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 추행이 벌어졌을 경우, 조직 내에서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직접 고소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때라면 피해자 외 다른 3자가 사건을 공론화할 수 있도록 고소·고발에 나설 수 있다. 즉 피해자가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친고죄 폐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김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가 직접 공론화 했고 형사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이에 반해 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과연 피해자를 위한 행동일지에 대해선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친고죄 폐지의 목적은 피해자의 입장과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형사 사건이 진행되면 수사와 재판이 이루어지는 지난한 과정에 피해자가 나서야 하는데, 개인적인 상황이나 다양한 이유로 피해자는 이것을 원치 않을 수 있다"라며 "자신에게 일어난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 제3자의 고발로 인해 수사가 진행되는 것은 피해자의 자기 권리 행사를 해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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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성범죄 피해자가 회복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친고죄 폐지는 피해자의 권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존중하기 위한 것이며, 피해자의 권리와 의사 결정권을 해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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