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서울 소재 금융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내년 보궐 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즌2'가 시작되는 것이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들 은행의 본점 소재지를 법이 아닌 각 기관의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는 3건의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지금은 법상 본점이 서울로 명시돼 있는데 이를 풀어서 지방 이전을 위한 법적 뒷받침을 하려는 것이다.
송 의원은 ‘혁신·기업도시 발전을 위한 여야 의원 모임’의 여당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이 계획돼 있음에도 현행법에 따라 본점이 서울시로 특정돼 있다"면서 "본점을 정관으로 정하도록 해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 균형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대 국회에서는 산업·수출입은행을 전북, 부산으로, 기업은행은 대구로 이전하는 법안들이 각 지역구 의원들을 통해 발의됐으나 폐기된 바 있다. 21대 국회 들어 다시 이전을 위한 법안이 나온 것이다. 특히 내년 4월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2단계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 추가 지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은 이달 중 일부 정부 조직과 함께 공공기관의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한국전력처럼 굵직굵직한 기관들이 많이 내려갔지만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 쪽은 아직 남아있다"면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즌2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추진단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권역별 발전 전략, 행정수도 세종, 글로벌 경제수도 서울을 추진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그간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검토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부터는 '홍콩 국가보안법 이후 아시아 금융허브 정책의 국가균형 발전전략'이라는 외부 연구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균형발전의 시각으로 아시아 금융허브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므로, 금융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맞물린다.
서울에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세종시로 이전설이 나오자 영남권 국민의힘 의원들과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부산 지역구인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정부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산업통상자원부가 위치한 세종시나 대전시 등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발전용 원자로 및 관계시설이 설치된 지점으로부터 30㎞ 이내 지역으로 하는 법안을 이달 초 발의했다. 부산 기장군, 경주시, 울산시 등이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균형발전과 지역현안을 점검하기 위한 현장 최고위에서 많은 제안과 요청을 경청했다. 그 후속 조치를 서둘러주길 바란다"면서 "가장 많이 제기된 것은 권역별 메가시티 조성과 광역 철도망 건설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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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담대한 비전"이라며 "많은 예산이 수반될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더라도 중앙당 차원에서의 지원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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