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결혼을 앞둔 직장인 A씨(33.여)는 최근 강남의 한 가구매장에 들렀다가 새로운 경험을 했다. 의자 하나가 1000만원, 식탁 3000만원, 침대가 1억원이 넘어가는 가구들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가구들을 구경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남다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가구도 다른 것일까. 안방의 침대나 거실의 소파, 주방가구는 어떤 제품을 사용할까. 이들의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곳이 가구업계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가구업계 1위 한샘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넥서스'와 '키친바흐'다. 한샘 관계자는 "넥서스는 상위 1%급의 하이엔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층을 위한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넥서스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이탈리아 가구 몰테니(Molteni& C)와 다다(Dada), 세계적 조명 브랜드 폰타나 아르테(Fontana Arte), 쉬람(Schramm, 침대·매트리스), 제시(Gessi, 욕실), 듀라빗(Duravit(욕실), 사코(Sahco, 패브릭), 케탈(Kettal, 아웃도어) 등 총 16개의 럭셔리 수입 브랜드를 판매한다.
쇼룸에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인테리어 및 디자인 전문가 컨설팅팀이 상주, 고객의 하이엔드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공간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소파, 테이블 등 가구 스타일링부터 집 전체 리모델링까지 최고급 감성을 담은 토탈 원스탑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키친바흐(KITCHENBACH)는 음악계의 거장 바흐(J.S.Bach)의 위대성과 깊이를 그 누구도 넘지 못하는 것처럼 여느 부엌가구도 넘볼 수 없는 '월드 베스트' 품질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키친바흐는 한샘이 약 50년간 쌓아온 공간 노하우가 집약된 프리미엄 부엌가구 브랜드다. 전통적 당초 무늬와 옷칠 색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가구에 반영하고, 조선시대의 백자 디자인, 이탈리아 가구소재 업체 '아르파 인더스트리알레'가 나노기술을 적용해 만든 신소재 사용 등 최고품, 최신 기술의 집약체다.
현대리바트는 2017년부터 미국 프리미엄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소노마'의 제품을 국내 독점 판매한다. 윌리엄스소노마의 대표 브랜드 '윌리엄스소노마(Williams-Sonoma)', '포터리반(Pottery Barn)', '포터리반키즈(Pottery Barn Kids)', '웨스트엘름(West Elm)' 등 4개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윌리엄스소노마는 프리미엄 주방용품 및 주방가전 등이 주력 상품이고, 포터리반 키즈는 유아동 가구와 소품이 전문인데 포터리반 키즈의 책가방 등 일부 품목은 국내 소비자들의 '직구템'으로 인기가 높다. 웨스트엘름은 뉴욕 스타일의 홈퍼니싱 브랜드로 트랜디한 가구와 생활소품으로 미국 현지에서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침대업계 1위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에이스헤리츠'를 운영한다. 천연 소재부터 첨단 기술까지 에이스침대가 가진 최정점의 기술과 소재만을 모아 탄생한 브랜드다. 최고급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위해 100% 메리노 울 원단과 천연 양모, 말털, 오가닉 코튼 원단을 적용했다.
양 1마리에서 1년에 2.5~3㎏ 정도의 양털을 수확할 수 있는데, 에이스헤리츠의 최고 등급 에이스헤리츠 블랙의 경우 K 사이즈 기준 9.4마리 분량(25.34㎏)을 쏟아붓는 등 어마어마한 정성이 투입된다. 또, 세계 15개국에서 특허를 받은 최적의 숙면을 실현해주는 꺼짐·소음·빈틈·흔들림·쏠림 현상을 개선한 '하이브리드 Z 스프링'도 적용됐다.
그 외 퍼시스그룹은 '알로소', 에넥스 '키친팔레트', 에몬스가구 '에르디앙스' 등 대부분의 가구업체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매출 규모는 주목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한샘 넥서스의 경우 지난해 11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넥서스와 키친바흐를 합쳐도 한샘 전체 매출의 3% 정도다. 시장에서도 가구업계 전체 프리미엄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다.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분야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런데도 가구업체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유는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해외 유명 업체들의 앞선 기술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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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광 한샘 생활환경기술연구소장은 "프리미엄 브랜드 운영은 꼭 필요하다"면서 "다양한 고객층을 만족시켜야 하고, 중저가로 형성된 시장에서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고가의 제품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 브랜드 위주로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이 형성된 데 대해 그는 "유명 해외 제품의 디자인과 소재, 공법 등을 연구·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특정 고객층을 만족시키면서 제품의 차별성도 키우고, 기술도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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