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인데 ‘초강력 복구’ 해야” … 오규석 기장군수 ‘서울갔다’

오 군수, 교과서 잣대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일·강진·슈퍼태풍에 못버텨
16일 오후 총리실 찾아 “기장읍 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

오규석 기장군수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국무조정실장과 면담을 한 뒤 기장읍 해안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는 17만 기장군민들의 간절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정세균 국무총리님께 드리는 기장읍 해안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주민 호소문’과 ‘제9호 태풍 마이삭·제10호 태풍 하이선 태풍 피해 복구사업 및 도시철도 정관선·기장선 유치 등 지역현안사업 국비 지원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의 16일은 ‘서울 출장’ 날이다.

오 군수의 ‘서울 출장’은 군청 공무원과 기장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하다. 중앙정부에 호소하러 가거나 싸우러 ‘상경시위’ 하러 가거나 십중팔구는 둘 중 하나이다.

기장군이 자체로 막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이 생기거나 관내 주요 사업을 따내야 할 때는 담당 공무원들은 그 일의 사안을 따질 필요 없이 “군수님 서울 갔다”는 말로 통한다.

오 군수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무조정실을 먼저 찾아갔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과의 면담에서 ‘제9호 태풍 마이삭·제10호 태풍 하이선 피해복구 사업과 도시철도 정관선·기장선 유치 등 지역현안사업 국비지원 건의문’을 내놓았다.

기장군 태풍피해 상황과 지역현안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기장읍 해안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는 주민의 간절한 현장 소리도 전달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님께 드리는 기장읍 해안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주민 호소문’도 건넸다.

오 군수는 호소문에 “처음 당해보는 강력한 태풍과 해일에는 ‘초강력’ 복구가 필요합니다. 기존의 교과서적인 기준과 잣대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일과 강진, 슈퍼 태풍에 대비할 수 없습니다. 해안지대에 대한 피해복구는 더 튼튼하고 안전한 ‘초강력’ 설계와 시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라고 담았다.

그리고 이어갔다. “태풍 피해복구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과 항구적인 대책이 절실합니다. 특히 기장읍 해안지역의 피해가 매우 심각합니다. 기장읍 해안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서 더 튼튼하고 안전한 해안지역 안전시설물을 구축해 달라는 17만 기장군민들의 간절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정세균 국무총리님께 간곡히 호소드립니다”라고.

총리실 고위직이 오 군수를 맞아주었길래 다행이지, 다른 일정을 핑계로 면담을 거절했다면 총리실 앞에서 기초지자체장의 1인 시위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