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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소송법학회 “수사준칙 ‘재수사 요청·수사중지’ 조항 문제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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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법무부에 ‘수사준칙’ 문제점 담은 의견서 제출
“수사구조개혁 국민 권익 제고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국형사소송법학회 “수사준칙 ‘재수사 요청·수사중지’ 조항 문제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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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법무부가 입법예고 중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수사준칙)’에 대해 관련 학회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통령령인 수사준칙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담긴 검경 수사권 조정 내용의 세부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의견서에서 해당 학회는 수사준칙 규정 중 ▲검사의 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 ▲검사의 사법경찰관에 대한 재수사 요청 ▲사법경찰관의 수사중지 결정 등 조항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상위법인 형사소송법에 반하거나, 범죄 피해자나 피고인 등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문제조항으로 꼽았다.


또 개정 형사소송법상의 ▲영장심의위원회 제도를 구체화할 수 있는 법무부령의 제정과 ▲수사절차 지연에 따른 공판중심주의 저해를 막을 수 있는 수사준칙 개정을 촉구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형사소송법학회(회장 정웅석)는 전날 법무부에 제출한 A4 용지 19장 분량의 ‘수사준칙에 대한 학회의견서’에서 “현행 수사권제도를 개혁하고자 하는 시대적 요청이 있다면 현재의 수사제도를 둘러싼 우리의 현주소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냉정한 분석과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수사구조를 바꾸는 입법에 대한 평가는 실체적 진실발견을 통해 사회 구성원의 권익을 제고할 수 있는가에 따라 판단되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냐하면 수사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는 구조의 설계는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올바르고 공정한 수사권의 작동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보완수사요구에 관한 수사준칙 제59조 1항 삭제해야”

우선 학회는 입법예고 중인 수사준칙 내용 중 검사가 사법경찰관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대상과 범위를 규정한 제59조 1항의 해석상 불명확성을 지적했다.


학회는 먼저 상위법인 개정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보완수사요구) 2항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있을 때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이를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이라는 문언이 ‘지체 없이’만을 수식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를 이행하고’까지 전부를 수식하는 것인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즉 문언만으로는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가 있는 경우 사법경찰관이 반드시 이에 따라야 하는지, 아니면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한 이를 따라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데, 학회는 개정법이 검경의 관계를 지휘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로 규정하면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 대신, 검사의 사법통제를 위해 도입한 제도라는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사법경찰관의 ‘이행의무’가 부과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검사는 법 제245조의5 제1호에 따라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보완수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것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수사준칙 제59조(보완수사요구의 대상과 범위) 1항은 분쟁의 소지가 있고 조문의 실익도 없어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검사가 상황에 따라 직접 보완수사를 하든지 경찰에 보완수사요구를 하든지 결정하면 될 것이고 굳이 준칙에서 선후를 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형사소송법에 없는 ‘수사중지’ 결정 규정한 준칙 제51조도 문제”

학회는 상위법인 형사소송법에 규정되지 않은 경찰의 ‘수사중지’ 결정이 수사준칙에 규정된 것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개정법은 제245조의5에서 사법경찰관의 1차적 수사종결 처분에 대해 제1호의 ‘사건송치’와 제2호의 ‘그 밖의 경우’의 사건기록 송부만을 상정하고 있는데, 입법예고 된 수사준칙 제51조 1항 4호에는 ‘피의자중지와 참고인중지’의 ‘수사중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그 성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수사준칙상의 ‘수사중지’도 개정법 제254조의5 제2호의 ‘그 밖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므로 이에 따른 절차를 따르면 될 것”이라며 “그런데 이 수사중지가 제2호의 그 밖의 경우와는 다른 ‘수사종결 처분의 한 유형’으로 상정된 것이라면, 이는 법률에 반하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학회는 “수사중지는 소재를 알 수 없는 피의자나 중요 참고인을 조사해 진상을 밝히기 전에는 범죄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사건에서 향후 소재가 발견되는 경우를 고려해 계속 수사할 여지를 남겨두는 결정으로, 범죄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수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과 사실상 그 성격이 동일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사법경찰관이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에 따라 사건이 검사에게 송치되므로 고소인 등으로서는 법률전문가이자 소추기관인 검사의 판단을 받을 기회를 보장받는 반면, 수사중지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고소인이 이의제기를 하더라도 사건이 검사에게 송치되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입장에서 기소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수집됐더라도 기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검사의 불기소결정조차 받을 수 없으므로 고소인 등은 항고 내지 재정신청을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결국 사건이 수사중지되는 경우 고소인 등으로서는 헌법상 범죄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 검찰청법상 항고권, 형사소송법상 재정신청권을 권리로서는 행사할 수 없게 되며, 검사의 시정조치요구 또는 해당 사법경찰관의 상급 기관의 조치를 통해 권리의 보장이 간접적으로 이뤄지도록 촉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와 달리 해석한다면 대통령령인 수사준칙이 고소인 등에게 법률상 보장된 항고권, 재정신청권 및 헌법상 기본권인 재판절차진술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위임입법의 한계를 초과하여 모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검사의 재수사요청 횟수 제한·사건송치 요구 기간도 문제 ”

개정 형사소송법 제245조의8(재수사요청 등) 1항은 ‘검사는 제245조의5(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제2호의 경우에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송치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 또는 부당한 때에는 그 이유를 문서로 명시하여 사법경찰관에게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경찰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했는데 이 같은 경찰의 판단이 위법 또는 부당할 때 검사가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정했을 뿐 그 횟수를 제한하지는 않은 것.


하지만 수사준칙 제64조(재수사결과의 처리) 2항은 ‘검사는 사법경찰관이 제1항 제2호(경찰이 기존의 불송치결정을 유지하는 경우)에 따라 재수사결과를 통보한 사건에 대하여 다시 재수사요청을 하거나 송치요구를 할 수 없다’고 규정, 검사의 재수사요청 가능 횟수를 1회로 제한했다.


학회는 “개정법에서 재수사요청의 횟수를 제한하지 않고 있으므로, 수사준칙에서 재수사요청 횟수를 제한한 것은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재수사요청의 횟수를 제한함으로써 충분한 재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어, 그로 인해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물론 비록 사경의 1회 재수사 후 예외적인 경우 검사가 송치요구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이 도입됐지만, 현실적으로 사경의 1회 재수사 결과만으로는 검사가 송치요구를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도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학회는 “재수사요청과 재송치의 계속 반복을 방지함으로써 사건수사 관계인의 법적 안정성을 고려한다는 측면을 고려한다 해도 이 같은 수사준칙은 위임입법의 한계에 반한 법률위반으로 보인다”며 “재수사요청에 따른 재수사에도 불구하고 불송치의 위법 또는 부당이 시정되지 않은 경우, 가령 신종범죄 등장에 따른 판레변경의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 검사의 소추재량에 따라 예외적으로 검사가 사건송치를 요구할 수 있는 사유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재수사에도 불구하고 위법 또는 부당이 시정되지 않은 경우 사건송치 요구 기간인 30일이 현실적으로 지나친 단기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수사준칙 제63조의 재수사요청 기한은 사건불송치의 위법 부당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받은 날로부터 90일로 규정한데 비춰 볼 때, 재수사에 대한 사건송치요구 기한이 재수사결과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인 것은 사건송치요구를 위한 위법 부당 미시정 여부를 판단하는데 현실적으로 필요한 기한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재수사요청 기한에 상응하여 90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학회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검사의 영장청구 권한에 대한 견제장치로 도입한 ‘영장청구 심의 신청제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규정들을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수사구조개혁과 검찰개혁은 다른 말”… “검찰과 경찰 땅 따먹기식 논쟁 피해야”

마지막으로 학회는 의견서 말미에 “‘수사권 독립’이나 ‘검찰개혁’과 같은 구호가 마치 ‘수사구조개혁’과 동치되는 것처럼, 학계와 실무를 막론하고 무비판적으로 통용돼 왔다”며 “검찰 권한의 분산이나 수사기관의 상호 대등한 관계 구축과 같은 조직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문제와 수사구조개혁의 목적을 준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국가의 형벌실현이라는 중요한 권력 작용의 하나인 수사권을 현재의 이해관계 당사자인 두 권력기관간의 권한분쟁과 땅 따먹기식 논쟁의 대상으로만 삼는다면, 이는 가치합리적인 목표설정에서 빗나간 일탈이라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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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행 수사권제도의 개혁방향과 목표점을 신중하게 설정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며 “현행제도의 문제점이 무엇이며, 그 문제점이 국민의 자유와 인권, 국민의 편익 제고 차원에서 어디까지 개선되어야 합당한지를 가치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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