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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걱정돼요" '수기 출입명부' 불안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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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내 카페·제과점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자 명부 작성해야
허위 정보 기재·개인정보 유출 우려
전문가 "QR코드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도입 필요"

"개인정보 유출 걱정돼요" '수기 출입명부' 불안한 시민들 서울 종로구 한 카페 입구에 이용 고객이 작성해야 하는 입장 명부가 놓여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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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필요한 조치인 건 아는데 찝찝하죠.", "지나친 개인정보 침해 같아요."


코로나19 예방 등을 위해 수기 작성식 출입명부를 도입한 곳이 늘어난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게 내에서 명부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다 보니 불특정 다수가 방문자의 이름이나 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수기 작성 시 거짓 정보를 기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문가는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단행됐다. 이로 인해 카페와 제과점, 술집 등을 포함한 모든 음식점에 방문한 출입자는 전자출입명부나 수기 출입명부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현재 수도권 기준 일반음식점 28만8858개, 휴게음식점 8만2707개, 제과점 8840개가 방문자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문제는 수기 출입명부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암호화되는 QR코드 방식과는 달리 종이에 직접 개인 정보를 쓰는 수기 출입명부의 경우, 업주나 직원뿐만 아니라 다른 방문객에게까지 개인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방역당국도 수기보다 전자출입명부가 개인정보 보안 유지에 더 안전하다는 이유로 QR코드를 활용한 명부 작성을 우선 권고했다. 다만, 여건이 되지 않을 경우 출입명부를 수기로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수기 출입명부에는 방역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인 ▲방문날짜 ▲방문시간 ▲이름 ▲연락처를 기재해야 하며,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규정하는 수집·보유·관리·파기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방문자들은 수기 출입명부의 폐기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가 어렵고, 되레 업주들이 출입명부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명부에 대한 관리가 너무 미흡하다. 직원들도 처음에 가게에 들어올 때만 '작성해달라'고 하고, 그 이후에는 명부에 별다른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명부가 주로 가게 입구에 비치된 경우가 많아서 가게 안에 있는 직원들이 신경을 잘 못 쓰는 것 같다"며 "다른 손님들이 명부를 작성하면서 내 개인 정보를 볼까 봐 찝찝하다. 또 이 명부가 분실 당할 경우에는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있지 않나. 이런 점들 때문에 개인정보를 기재할 때마다 꺼림칙하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유출 걱정돼요" '수기 출입명부' 불안한 시민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 입구에 이용 고객이 작성해야 하는 입장 명부가 놓여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업주는 방문자가 수기명부를 작성할 경우, 직접 신분증을 보고 허위 작성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수기 작성 방식을 대체로 개인의 자율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하고 대조하는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이 같은 점을 악용해 명부에 정보를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글씨를 일부러 알아보기 힘들게 적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생 이모(25)씨는 "방역을 위해 명부를 작성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개인정보가 노출될까 봐 두렵다"며 "그래서 남들이 못 알아보게 일부러 악필로 쓸 때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명부에 대한 확실한 관리법이 없으면 차라리 모든 가게에서 QR코드를 활용했으면 좋겠다. QR코드를 활용하면 누군가 내 정보를 보고 있다는 불안감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영업자들도 명부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 양천구 한 자영업자 A씨는 "QR코드를 인식해달라고 하면 나이 많은 손님이나 휴대폰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다른 음식점으로 가려고 한다. 손님들이 수기 명부를 더 선호한다"면서 "우리도 명부를 제대로 관리하고 싶지만, 손님들이 오는 와중에 어떻게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수기명부보다는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출입 명부를 수기로 작성하면 개인정보를 허위로 작성하는 일들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방역에 도움 되는 명단을 작성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QR코드를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용 문제로 인해 모든 업장에 QR코드 시스템을 다 설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명부는 방역을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명부 보관에 대한 사업장에 대한 부담도 크다. 이러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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