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 여행 떠나는 '펫캉스' 증가
대형 호텔 기업도 반려인 겨냥한 상품 선보여
전문가 "반려인구 위한 서비스 늘어날 것...숙박시설 철저한 관리도 필요"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한 애견동반 전용 호텔 내부 모습.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맡기거나 함께 투숙할 수 있는 호텔이다. 지상 10층 규모인 이곳에는 애견 카페, 애견 용품점, 애견 미용실, 동물병원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이제 여름휴가도 반려동물과 같이 갈 수 있어요.", "호캉스(호텔+바캉스)도 강아지랑 함께 가니 더 재밌습니다."
직장인 김모(27) 씨는 얼마 전 여름 휴가를 맞아 강아지와 함께 반려동물 동반 호텔을 이용했다.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걱정되기도 하고 여행 선택지가 많이 없어 반려견을 데리고 호캉스(호텔+바캉스)를 다녀왔다"며 "휴가를 갈 때 강아지를 지인에게 맡기는 일이 많았는데 데리고 갈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았다. 침대, 샴푸, 물그릇, 밥그릇 등 강아지에 필요한 물품들을 제공해 편하게 즐기다 왔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강아지랑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함께 여행을 즐기는 펫캉스(펫+바캉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펫캉스란 반려동물과 함께 호텔의 서비스를 즐기거나 다양한 레저활동을 하는 등 동반 여행을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펫팸족(Pet+Family)을 위한 전용 여행 시설까지 등장하면서 이곳을 찾는 반려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는 관련 산업의 수요에 맞춰 반려인구를 위한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강아지, 고양이 등과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는 반려인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최근 펫과 함께 생활하는 펫팸족 210명을 포함해 20~30대 남녀 총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6.7%가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반려인 10명 중 8명은 여행 일정과 장소 모두 반려동물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반려동물의 몸 상태나 숙박, 이동환경을 고려해 짧은 일정(83.2%)으로 가까운 여행지(78.2%)를 찾았으며, 반려동물 전용 △항공 △호텔 △액티비티 등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41.2%)을 이용했다.
반려동물과의 여행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로는 '반려동물과 함께 기억에 남는 사진을 남기는 일'(74.8%), '다른 여행자의 반려동물과 어울려 놀게 하기'(42.9%), '기내 또는 숙소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서비스를 요청'(29.4%) 등을 꼽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는 반려인이 늘자 관련 업계는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단순히 동반 가능한 공간이 아닌 펫 전용 룸과 수영장, 놀이 공원, 카페, 레스토랑까지 갖춘 호텔과 리조트 등이 생겨났다. 특히 객실에는 반려동물 장난감과 전용 침대, 식탁, 식기, 건조기, 타월 등을 제공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실제 대형 호텔 기업들도 반려인을 겨냥한 상품을 선보이는 추세다. 신세계조선호텔 레스케이프는 9층에 펫 전용 객실 14개를 설치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호텔 내 중식당에 '펫 존'을 만들어 반려견 동반 식사를 가능하게 했다.
서울 용산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 앤 레지던스는 호텔 내 202개의 모든 객실은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해 호캉스를 즐기려는 반려인들로 붐빈다. 이곳의 특징은 31층에 '스카이 멍파크'가 있어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고층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비스타 워커힐 호텔은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하는 것뿐만 아니라 '리프레시 유어 펫'(Refresh Your Pet)이라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는 반려동물 행동 교정사가 반려견과 함께 워커힐 힐링 숲을 산책하고 프리스비, 노즈워크 등의 놀이로 맞춤형 펫 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서비스 덕분에 반려인들은 반려견을 안심하고 맡기고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다만 공공장소에서는 반려동물과 이동할 때 전용 유모차나 캐리어 사용해 이동해야 한다. 이외에도 레스토랑·바 이용 시에는 동반이 제한되기도 한다.
이같은 프로그램의 증가는 소비로 이어졌다. 지난해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여기어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동반 가능한 숙소 객실 판매는 1년 사이 7배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 동반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곳도 많아졌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반려견 또는 반려묘와 함께 케이블카에 탑승할 수 있는 펫프렌들리(pet-friendly)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다. 경남 통영 미륵산에 자리한 통영케이블카는 전체 47대 가운데 2대를 반려동물 전용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케이블카는 1인당 1마리, 총 4마리까지 태울 수 있으며, 케이지나 유모차에 실어야 탑승이 가능하다.
남이섬도 반려견이 투숙할 수 있는 호텔과 콘도와 함께 '투개더파크'라는 이름의 공원을 운영 중이다. 강원도 양양에는 반려견 전용 해수욕장 '멍비치'가 생기기도 했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에게 운임을 할인해주는 항공사도 있었다. 제주항공은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들을 위해 국내선 6개 노선을 대상으로 운임 할인 행사를 지난달 31일까지 실시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과거보다 반려동물 동반 숙박 시설이 늘었지만, 여전히 반려동물 출입을 제한하는 곳도 많아 함께 여행을 즐기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살펴본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여행을 위한 여행 시설, 정보 등 부족하다고 느끼는 반려인이 많았다. 이들은 반려동물과 여행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유로 반려동물 친화적인 여행지와 숙박 시설이 부족하다(67.6%), 반려동물과의 여행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56%)를 꼽았다.
전문가는 반려동물 동반 숙박 시설 등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관련해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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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호텔 업계도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에 지장을 받다 보니 영업 손실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반려견을 데리고 호캉스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반려동물과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펫캉스가 늘고 있는 현상은 긍정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라면서도 "반려동물 호텔인 경우에도 비반려인 호텔 투숙객이 많은데 이들을 위해 호텔 측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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