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후 추락세 회복 묘연
시진핑 집권 후 상승 中과 대조적
러 지지율과도 대동소이 수모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지지율이 3년 연속 30% 초반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 수준을 맴돌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공격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글로벌 리더십 지지율은 32%로 상승했다. 미ㆍ중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 격화되며 미국이 전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자신편에 서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신뢰가 떨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 세계 135개국 국민 10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7년 30%, 2018년의 31% 보다는 소폭 상승한 것이지만,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 마지막 해였던 2016년 지지율은 48%로, 조사대상 4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심지어 이라크전을 통해 미국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한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시절에 비해서도 20%포인트나 낮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유럽과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취임 후 무역ㆍ안보 등을 놓고 계속 충돌한 유럽의 지지율이 24%로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을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여론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에서의 지지율은 32%였다. 갤럽은 미ㆍ중 격돌, 이란과의 갈등,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한국의 경우 41%로 역내 평균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7%로 더 많았다. 한국에서 '지지한다'는 응답은 2017년 39%, 2018년 44%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40% 전후 수준을 맴돌았다.
반면, 중국의 신뢰도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올해 지지율은 32%로 1년전에 비해 1%포인트 하락했지만 시 주석 취임 당시인 2013년 29%보다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살상 중국이 미국과 대응한 수준에서 리더십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관료들이 최근 시 주석을 공산당 총서기라고 깎아내리고 있지만 미국의 의지와 달리 중국에 대한 신뢰는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러시아도 30%로 미, 중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지지율 1위는 44%를 얻은 독일이 지켰다. 독일은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갤럽은 미ㆍ중ㆍ러가 2위 자리를 다투는 사이 독일이 독보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고 평했다.
모하메드 유니스 갤럽 편집장도 "3년 간 미국은 가장 가까운 일부 동맹국으로부터도 역사상 낮은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리더십이 무너지는 사이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고 심지어 러시아마저 미국에 필적하는 신뢰도를 얻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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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뢰도는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중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최고조에 있을 시점을 포함했지만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반영하지 않았다. 갤럽도 감염률 통제 실패로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이미지가 심각하게 영향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조사에서는 미ㆍ중에 대한 지지율이 역전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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