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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도, 진실규명도 없었다" 피해호소인 향해 쏟아지는 비난...여성계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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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박 시장 '성추행 피고소 사건' 종결
여성계, 신상털기 등 2차가해 비판
해시태그 통해 피해자 지지·연대 움직임
전문가 "2차가해, 위계성폭력 사건 진행 어렵게 만드는데 일조"

"사과도, 진실규명도 없었다" 피해호소인 향해 쏟아지는 비난...여성계 '분통'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시청 시민분향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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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지며 그의 성추행 의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가운데, 피해호소인을 향한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 거세다.


특히 박 시장은 피해를 호소한 여성에 대한 사죄 없이 극단적 선택을 한 만큼, 여성들 사이에서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 시장의 죽음으로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알릴 기회를 빼앗겼다는 이유에서다.


여성계는 피해자를 지지하는 연대의 목소리를 내며 2차 가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12일 여성계에 따르면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한국성폭력상담소(상담소)·한국여성민우회(민우회)·한국여성의전화(여전) 등 여성 시민단체들은 잇따라 피해자를 지지하는 연대 성명을 냈다.


박 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에 대한 고소가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이 나면서 진상 규명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연은 최근 낸 성명에서 "자신의 피해 경험을 드러낸 피해자의 용기를 응원하며 그 길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민우회는 역시 "서울시는 진실을 밝혀 또 다른 피해를 막고 피해자와 함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전은 "박 시장의 성추행 피소 이후 또 다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편에 선 우리 사회의 일면에 분노한다"고 했다.


한국여기자협회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피해호소인 보호가 우선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협회는 "현행 법체계는 이번 의혹 사건에 공소권 없음을 결정했지만, 진상을 규명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면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피해호소인이 무차별적 2차 가해에 노출된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면서 "이번 사안이 미투 운동의 동력을 훼손하거나, 피해자들의 용기를 위축시키는 일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과도, 진실규명도 없었다" 피해호소인 향해 쏟아지는 비난...여성계 '분통'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여성계의 연대 성명은 피해호소인의 고통을 무시하고 고인을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앞서 탤런트 조민기 역시 미투 운동 가해자로 지목된 후 극단적 선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재판을 통해 죗값을 치르지 않고 죽음을 택해 논란이 됐다. 그가 숨지면서 성추행 관련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해지목인이 숨진 뒤 신상털기, 음모론 등 고소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 쏟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는 박 시장의 죽음을 전직 비서의 탓으로 돌리는 등 피해호소인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MBC에 '검언유착' 의혹을 제보한 '제보자X' 지모 씨(가명 이오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발한 여성은 나경원 전 의원의 비서 출신'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지 씨 등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박 시장의 고소인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진이 게재되기도 했다. 사진에는 서울시 행사에 참여한 한 여성 직원이 찍혔다.


그러나 조사결과, 유포된 사진은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직원의 사진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지난 10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 사이버수사대에 고소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과 무관한 직원의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유포되자 서울시는 "사실관계 확인을 거치지 않은 가짜뉴스로 해당 사안과 관계없는 직원이 무고한 피해자가 돼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해당 사진을 온라인이나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로 퍼뜨리거나 관련 내용을 재확산할 경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 고소인을 찾겠다며 일부에서 신상털기, 비난 등 2차 가해가 이어지자 피해 여성은 현재 경찰을 통해 심리치료 상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도, 진실규명도 없었다" 피해호소인 향해 쏟아지는 비난...여성계 '분통' 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피해호소인을 지지하고 연대하자는 운동과 함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들은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박원순시장의서울시5일장을반대합니다', '#피해자 연대' 등 SNS를 통해 해시태그 운동을 펼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피해호소인에 대한 2차 가해를 비판하고 나섰다. 심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을 마친 뒤 "피해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나 2차 가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이 상황이 본인(피해호소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현재 인터넷상에서나 정치권에서 나오는 추모 물결은 결국 피해자를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이번 사건을 조직적인 음해라고 주장하거나 피해자 연대 목소리를 명예훼손성 발언이라고 치부하는 등 명백한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이는 결국 '위력이 발휘되는 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성추행 혐의가 추정되는 상황에서 이를 없던 일로 치부하는 모든 행태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지우는 행위다"라며 "피해자를 위축시키는 이런 흐름 자체가 위계성폭력 사건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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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시장의 사망 후 수사와 별개로 고소인을 비난하거나 신상을 터는 등 2차 가해가 지속하자 경찰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온라인에서 고소인에 대해 쓴 악성 게시글을 증거로 확보해 수사할 예정이다. 또 고소인이 요청하면 적극적인 신변 보호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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