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중국산과 싸우며 1500억 매출…'진짜 메이드 인 코리아風'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56년 만에 새 공장 지은 한일전기
모두 중국 갈 때 국내생산 70% 고수ㆍ1000명 고용

중국산과 싸우며 1500억 매출…'진짜 메이드 인 코리아風' 1964년 부천에 설립된 한일전기 공장은 56년 만에 같은 자리에 새롭게 지어져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사진 = 한일전기 제공
AD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물 걱정을 마세요~” 국내 최초 자동 펌프를 개발하며 굴지의 전기업체로 활약했던 한일전기가 이달 부천 신공장(신한일전기 부천공장) 준공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다수의 가전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대부분 중국으로 이전하는 상황 속에서 한일전기는 오히려 국내 생산 기지를 확충하며 제품 생산량 70% 이상을 국내에서 소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재일교포였던 창업주 고(故) 김상호 회장으로부터 이어진 한일전기의 경영방침 1순위는 생산을 통한 국가·사회봉사다. 첫 제품인 자동펌프 역시 물 부족에 시달리던 1960년대 국내 상황을 개선하고자 일본 산요전기에 기술이전을 요청해 개발한 상품이다. 이후 펌프 모터 기술을 적용한 탈수기 ‘짤순이’와 선풍기가 연이어 히트하며 한일전기는 국내 대표 가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영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박창진 부사장은 “예전에 비해 인력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국내에서 선풍기다운 선풍기를 만드는 기업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국내생산을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일전기는 연간 30~50만대 선풍기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계열사를 포함해 1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공장을 운영하는 계절가전 기업으론 국내 최대 규모다.


중국산과 싸우며 1500억 매출…'진짜 메이드 인 코리아風' 한일전기 연도별 매출액.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외환위기 때도 인력 구조조정이 없었을 만큼 탄탄한 고용과 재무구조를 자랑했던 한일전기였지만, 값싼 중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자 곧 위기를 맞았다. 박 부사장은 “중국 OEM 상품으로 전환하는 회사들은 100여 명의 인력으로도 1500억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다”며 “우리는 1000명 인력으로 1500억 매출을 내는데, 경영적 관점에선 비효율로 비췄겠지만 오히려 경영진의 철학은 ‘국내생산 유지’였다”고 말했다.


국내 선풍기 시장은 연간 400만대, 2000억원 규모다. 일반 선풍기와 함께 서큘레이터, 창문형 에어컨 시장까지 다각화 되고 있는 계절가전 시장이지만, 일반 선풍기는 중국산 제품이 대부분이다. 박 부사장은 “일반 선풍기는 국내산이 중국산과 가격 경쟁이 안 되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중국 OEM으로 생산하는 추세”라며 “국내 생산 제품은 기능을 더한 써큘레이터나 DC팬, 아기바람 선풍기 등 풍량을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쪽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신한은행 설립 당시 주요 주주로 출자해 확보했던 주식까지 매각하며 위기 극복에 나선 한일전기는 이달 부천 신공장 준공을 계기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1964년 설립된 한일전기는 부천공장 용지의 절반이 주거지역으로 편입되며 증·개축이 어려워 노후 시설에서 생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공장 한 켠이 무너지는데 40년간 손도 제대로 댈 수 없었던 상황, 결국 공장의 해외 이전 계획이 진행되려던 찰나 부천시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까지 나서 지난 2016년 규제개혁 1호 대상으로 선정돼 비로소 새 공장을 지을 수 있었다.


중국산과 싸우며 1500억 매출…'진짜 메이드 인 코리아風' 한일전기 기업 정보.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선풍기에 이어 안전성을 강화한 방폭 선풍기와 방폭 환풍기 시장에도 뛰어든 한일전기는 지난해 국내 최초 방폭인증을 취득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박 부사장은 “방폭 선풍기나 방폭 환풍기 시장규모는 매우 작지만, 외국 제품 일색이었던 시장에 국내산 제품으로 산업현장의 안전에 기여하고자 개발한 상품”이라고 부연했다.



올해로 창립 56주년을 맞은 한일전기의 목표로 박 부사장은 ‘메이드 인 코리아’를 지키는 것을 꼽는다. 박 부사장은 “400만대 규모의 선풍기 시장에 연간 50만대가 국내에서 직접 생산되고 있고, 그 중 90%가 우리가 만드는 상품”이라며 “국내 생산을 통한 고용 창출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