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분사 이후 9년만에 삼성 제쳐
삼성, 개인 신용판매는 2위 수성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KB국민카드가 2011년 분사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신용카드 점유율 2위에 올랐다. 2위 자리를 두고 수년째 이어온 삼성·KB국민·현대카드의 치열한 순위싸움이 변곡점을 맞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카드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중 올 1분기 개인·법인 신용판매액(기업구매 제외) 기준 점유율 17.71%로 2위에 올랐다. 2011년 분사 이후 9년 만이다. 3위를 기록한 삼성카드(17.67%)와는 0.04%포인트 차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까지 매분기 상승곡선을 그리며 삼성카드와의 격차를 줄여왔다. 지난해 4분기 0.11%포인트까지 격차를 좁히면 삼성카드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KB국민카드의 약진에는 회원 기반확대와 사업 다각화 노력이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 법인 고객이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KB국민카드의 법인 대상 신용판매 취급액은 2017년 11조7000억원에서 2018년 12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4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 1분기도 3조4000억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여파에도 선방 중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고객 기반 확대와 자동차할부 금융 등 사업다각화의 영향으로 점유율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의 경우 2017년 1조에서 2018년 1조8000억원, 지난해 2조8000억원으로 매년 1조원 가량 늘어나고 있다.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삼성카드는 3위로 밀렸다. 올 1분기 점유율은 17.67%다. 다만 법인카드 실적을 제외한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은 18.24%로 여전히 2위를 기록 중이다. 이 시장 3위는 KB국민카드로 시장점유율은 17.42%다. 이는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의 경영전략 차이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내실·효율 중심의 경영기조에 따라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는 등 수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출혈경쟁 시장인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캐시백을 줄이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법인 세금 시장 영업도 축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상승세도 눈여겨볼만 하다. 현대카드는 올 1분기 점유율 16.28%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15.55%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 회원제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와 신규 독점 제휴 체결,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강화 등으로 회원 기반 확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신한카드는 21.97%의 점유율로 2위권과 격차를 두고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중소형 카드사와 대형카드사 간의 점유율 차이는 벌어지는 추세다. 롯데카드는 올 1분기 점유율이 9.61%로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우리카드는 8.68%, 하나카드는 8.08%로 각각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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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분기에도 신용카드 점유율을 둘러싼 2위 다툼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오는 2분기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며 "KB국민카드가 2위 자리를 수성할지, 삼성카드가 뺏긴 2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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