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사위기에 내몰린 항공업계가 빈 좌석에 화물을 고박해 실어나르는 등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들의 항공기 운항 축소로 항공화물 운임이 급등한데 따른 고육책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오전 미국 시카고로 떠난 여객기 KE037편에 처음으로 '카고 시트백(Cargo Seat Bag)'을 설치·운영했다. 카고 시트백은 기내 좌석에도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포장된 가방을 의미한다.
해당 카고 시트백엔 개당 225㎏ 가량의 화물을 싣을 수 있으며, 파손에 예민하지 않은 상품이 주로 실린다. 대한항공은 여객기(B777-300) 2대 분량의 카고시트백을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가 좌석에 화물을 싣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은 급등하고 있는 항공화물 운임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항공화물 수요는 전년 대비 27%가량 감소했으나, 여객기 밸리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칸) 공급은 75%로 감소폭이 더 컸다.
운임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홍콩~북미 노선의 평균 항공화물 운임은 ㎏당 6.73달러(약 8200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월1주) ㎏당 3.41달러(약 4100원) 대비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이에 국토교통부도 항공사의 요청이 잇따르자 좌석 고정장치, 특별 포장 등을 조건으로 기내 화물운송을 한시 허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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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항공화물 시장은 호조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화물 수요-공급 불일치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까진 운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 항공사들도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객보다도 화물부문에 더욱 공을 들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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