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트 박철민 교수 연구팀, 사이클로뷰텐 화합물 합성 성공
새 합성 기술로 신약 개발 · 약 부작용 개선 연구에 도움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가시광선을 이용해 약물을 구성하는 골격을 합성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새로운 합성 기술은 신약 개발이나, 기존 약의 부작용 개선 연구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자연과학부 박철민 교수 연구팀이 가시광선과 광촉매를 이용해 ‘사이클로뷰텐(cyclobutene)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약물은 나무 기둥과 같은 ‘뼈대’(skeleton)와 다양한 ‘곁가지’인 ‘작용기’가 붙어있는 구조를 갖는데, 사이클로뷰텐은 이 ‘뼈대’ 중 하나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사이클로뷰텐 합성법을 이용하면 작용기의 손상 없이 높은 효율로 사이클로뷰텐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것이다.
약물은 체내에 존재하는 단백질과 같은 분자와 결합해 그 분자와 관련 있는 생물학적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해 치료 효과를 낸다. 약물과 생체 분자 간 결합은 마치 열쇠와 자물쇠 관계처럼 정교하므로 약물 분자를 특정 구조로 합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약물과 천연유래물의 핵심구조체인 ‘사이클로뷰텐’은 합성하기 까다로운 골격체 중 하나다. 4개의 탄소 원자가 4각형 고리 모양 구조를 갖는데 고리의 꺾임 부분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자외선을 이용해 합성할 수 있지만, 자외선의 높은 에너지가 ‘사이클로뷰텐’ 골격체에 첨가된 작용기에 영향을 줘 다양한 작용기를 갖는 사이클로뷰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박철민 교수팀은 낮은 에너지를 갖는 청색 가시광선과 이리듐 광촉매를 이용해 사이클로뷰텐 화합물을 합성했다. 이 방법을 이용해 작용기가 붙은 사이클로뷰텐 화합물을 최대 99%의 효율로 얻었다. 자외선에 의한 작용기 손상 때문에 첨가할 수 있는 작용기 종류에 제한이 있었는데 그 문제 또한 극복했다.
하수진 자연과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탄소 원자 2개가 이중결합된 ‘알켄’과 삼중결합된 ‘알카인’의 고리첨가 반응을 이용해 사이클로뷰텐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범밀도함수이론으로 가시광선과 이리듐 광촉매에 의한 사이클로뷰텐 합성 원리를 규명했다. 가시광선의 에너지를 받아 들뜬 상태가 된 이리듐광촉매가 ‘알카인’이 아닌 ‘알켄’의 전자를 먼저 활성화해 고리첨가반응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박철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각종 약물과 천연유래물질의 핵심 구조인 사이클로뷰텐의 새로운 합성 방법을 개발했다”며 “개발된 합성법을 이용하면 다양한 작용기를 갖는 사이클로뷰텐 골격체를 만들 수 있어 약물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 제품 개발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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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UNIST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5월 19일(현지시각)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발표됐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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