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반값’ 법률서비스 개척하는 리걸테크 스타트업

시계아이콘02분 5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문서작성·판례분석 10초면 끝…법률 서비스 가격 낮춰
인간 변호사 따라잡은 AI 변호사 등장에 법적·윤리적 문제 제기

‘반값’ 법률서비스 개척하는 리걸테크 스타트업 문서작성과 판례분석을 10초 만에 해결하는 AI 법률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법률과 기술이 결합한 '리걸테크'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 = gettyimage
AD


# 2년 전 후배에게 큰돈을 빌려준 직장인 김현아(가명)씨는 상환을 미루는 후배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러다 지인의 조언으로 '비대면 지급명령 서비스' 업체와 상담을 했다. 이후 법적 조치에 들어갔는데 진행비는 기존에 알던 금액의 5분의 1 수준인 10만원대에 불과했다.


# 근로계약 문제로 변호사를 찾은 이영현(가명)씨는 최근 골머리를 앓던 문제의 해법을 15분만에 찾았다. 변호사가 이씨의 근로계약서를 자동분석 프로그램에 입력하자 1분도 안돼 분석 결과가 나왔고, 주요 계약 정보의 요약은 물론 누락된 조항과 법적 위험요소, 그에 따른 판례와 대처 방안이 순식 간에 출력됐다. 결과를 받아본 이씨는 자신감이 생겨 소송을 결심했다.


상담과 수임료 부담으로 접근성이 낮았던 법률 시장에 인공지능(AI) 기반 리걸테크(Legal tech) 스타트업이 증가하고 있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법률 서비스 비용과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춘 리걸테크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해 법률 서비스로부터 소외된 계층은 물론 개인 사업자나 중소기업까지 주 고객층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전문가들도 법률정보나 표준화, 계량화가 가능한 분야에서의 AI 활용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0초면 분석 끝, 문서작성 대신하는 서비스


AI 법률 분석 서비스 '알파로'를 개발한 인텔리콘연구소는 최근 알파로 알고리즘에 기초한 금융계약 분석머신 알파로F(파이낸스)를 개발해 학습단계에 있다. 알파로는 딥러닝 학습을 기반으로 기계 독해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입력한 계약서를 5초 만에 독해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인간 변호사와 AI 변호사 간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계약서상 법적 쟁점과 주의ㆍ확인 사항을 추출해 분석한 뒤 누락ㆍ위험요소를 찾아 법적 근거와 대처 방법을 제시하는 기능을 갖췄다. 인텔리콘연구소 관계자는 "향후 일상 모든 영역의 계약서 검토가 가능한 만능 분석시스템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법률문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서비스 '로폼'의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로폼은 내용증명이나 계약서 등의 문서 작성을 검토하고 대신해준다. 문서작성 이용료는 개인 이용자의 경우 1만원 단위부터 시작한다.


사용자 필요에 맞는 계약서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마시멜로'는 원하는 계약 내용을 입력하면 AI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의도를 분석한다. 위탁용역계약서, 금전대차계약서 등 250여개의 계약서 템플릿이 제공되고 있어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작성할 수 있다. 사용자의 상담 내용은 곧 학습 데이터로 변환돼 AI 알고리즘으로 학습된다. 개발사 리걸인사이트는 법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일반에 마시멜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반값’ 법률서비스 개척하는 리걸테크 스타트업 국내 주요 리걸테크 스타트업.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오래 걸렸던 등기, 번거로웠던 지급명령도 비대면으로


법인등기 등록 등 법률 서비스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개발된 서비스도 있다. '헬프미'가 대표적이다. 정보입력 후 관련 서류를 업로드 하면 72시간 내로 시스템이 처리해 등기신청서를 제출한다.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비대면으로 모든 업무가 진행 가능하다. 법인등기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자 헬프미는 현재 상표등록과 상속문제 시스템도 개발해 함께 운영 중이다.


떼인 돈을 편리하게 받아 내는 지급명령 서비스 '머니백'도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별도 심문 없이 채무자에게 내리는 지급명령은 채무자의 이의신청이 없으면 지급명령이 확정된다. 소송으로 몇 개월 소요될 일이 쉽게 해결된 셈이다. 소명자료가 있는 경우 휴대전화로 촬영, 전송 후 이름과 서명만 입력하면 AI 딥러닝 시스템이 5분 만에 위임장을 작성한다. 변호사나 법무사 의뢰 시 100만 원대 전후로 들던 비용도 10만 원 대로 확 낮아졌다. 머니백은 지난해 지급명령 서비스를 통해 신청된 금액이 15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300만 건 이상의 법령ㆍ판례ㆍ조례를 딥러닝 기술로 학습한 '유렉스'는 법률용어가 아닌 일상용어로도 이용 가능한 검색 시스템이다. '학교에서 왕따당한 학생과 교장의 책임'을 검색하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과 관련 판례가 나열되는 식이다. 뺑소니로 검색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령과 역시 유사 판례가 차례로 제공된다. 법률전문가의 사고패턴을 반영해 법률 네트워크 지식구조를 갖춘 엔진 '아이리스'가 유렉스의 바탕을 이뤄 법조인은 물론 일반인까지 손쉽게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시각화 내비게이션 기능을 구현했다.


공학도 변호사가 직접 개발


'머니백' 대표 박의준 변호사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출신으로 직접 개발자 4명과 함께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연구소에서 대체복무로 근무하며 업무 자동화 설계를 익힌 박 대표는 간단한 법률 서비스는 데이터베이스 학습을 통해 AI로 자동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알파로'와 '유렉스'를 개발한 인텔리콘 대표 임영익 변호사는 서울대 생명과학과 출신으로 AI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사법시험을 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뇌과학 전공으로 미국 유학 중 딥러닝을 접한 임 대표는 법률 AI를 개발 차 귀국, 법학을 모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2009년 사법시험에 도전해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시절인 2010년 인텔리콘 연구소를 설립, 본격적인 법률 AI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었고 2015년 국내 최초 AI 법률 시스템 엔진 '아이리스'를 내놓으며 법률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알렸다.


현행법상 인공지능이 법률문서를 작성하거나 사무를 처리하는 일은 변호사가 주체가 돼야 위반 소지를 피할 수 있다. 앞서 2016년 대한변호사협회는 리걸테크 사이트 4곳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모두 무혐의(증거불충분)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병규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AI 기반 리걸테크 발전은 당연한 수순이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변호사에게 자격요건이 주어지는 데 필요한 라이센스가 AI에겐 없어 통제나 규제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자본의 입장에선 AI 변호사가 효율적일 순 있으나 인간 고유의 판단 영역에 제약 없이 AI를 도입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위협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D

문턱을 낮춘 AI 법률 서비스의 보편화와 반대로 업계의 연구개발은 다소 주춤한 상태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인공지능ㆍ빅데이터 정책연구센터장)는 "현재 국내 리걸테크 산업은 독자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단계엔 이르지 못한 실정"이라며 "판례나 계약서 등의 분석 데이터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함께 종전까지 변호사(공급자) 중심의 발전 방향을 수요자인 사용자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향후 발전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