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대통령, 文대통령에게 "한국의 경험을 답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에스토니아 대통령 요청으로 전화통화…文대통령 "우리 방역모델 높이 평가해줘 감사"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케르스티 칼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에스토니아도 대량의 진단검사를 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운동을 벌이는 등 한국의 경험을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칼유라이드 대통령 요청으로 오후 3시30분부터 약 20분 간 전화통화를 했다.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에스토니아는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진단검사를 지금 한국산 장비로 하고 있어 한국정부에 깊이 감사드린다.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는 한 진단키트를 계속 공급받고 싶다"고 말했다.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에스토니아 역사상 최연소(2016년 취임당시 46세) 대통령이자 에스토니아의 첫 여성 대통령이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해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지난 1월23일에는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방문한 바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어떻게 코로나19에 대응하는지 직접 듣고 싶어 통화를 제안했는데, 수락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특히 "한국의 대응은 ‘강제’ 보다 ‘자발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난 뒤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과정에서도 한국의 대응을 참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경험이 에스토니아의 코로나19 대응에 도움이 되고 있다니 아주 다행"이라면서 "우리의 방역모델 성과를 높이 평가해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방역, 치료, 임상 데이터 등을 에스토니아와 적극 공유하겠다"면서 "진단키트 등 의료물품에 대해선 구체적인 사항을 외교채널을 통해 알려주시면 형편이 되는 대로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금 코로나를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국제사회의 협력과 연대"라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도 국제공조가 필요하고, 위축된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또 함께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스토니아는 UN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다. 강 대변인은 "1991년 UN에 가입한 에스토니아는 최근 최초로 안보리에 비상임이사국(임기 2020~2021)으로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코로나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에 있어 적극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에스토니아와도 코로나 대응을 위한 협력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에스토니아는 바이오 의약 분야와 디지털 경제에 역점을 두고 있어 코로나 사태 이후 더욱 활발히 협력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성공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칼유라이드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문제에 계속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방산 등 경협 확대, 주한 에스토니아 상주 공관 개설 추진 등 관심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