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의료진 "아프리카서 백신실험" 발언에 …WHO "식민지시대 사고방식, 강력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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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시험장으로 삼자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프랑스 의료전문가들을 6일(현지시간) 강하게 비판했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아프리카는 그 어떤 백신의 시험장이 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분노를 감추지 않은 채 "식민지 시대적인 사고방식"이라면서 "21세기에 과학자들로부터 그런 말을 듣는 것은 수치스럽고도 섬뜩한 일이다. 우리는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말로 이를 비난하며, 당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보증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은 최근 프랑스 LCI 방송 토론에 출연한 현지 의료 전문가들이 유럽과 호주의 백신 실험을 이야기 하던 중 나왔다. 장 폴 미라 파리 코친병원 중환자실장은 "자극적일 수 있지만 마스크나 별도의 치료, 소생도 없는 아프리카에서 이 연구를 할 순 없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딘가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류의 에이즈 연구가 진행 중이다"라면서 "왜냐하면 그들은 (질병에) 심각하게 노출돼있고 자신들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알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카미유 로슈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연구와) 동시에 연구 진행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발언이 TV를 통해 나가자 거센 비판이 일었다. 코트디부아르 출신 전 축구선수 디디에 드로그바는 "아프리카인들을 인간 기니피그로 취급하지 말라. 역겹다"고 했고, 카메룬 출신 전 축구선수 사무엘 에투는 이들을 "살인자"라고 불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 건설 중인 코로나19 센터를 손으로 부수고 건축자재를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등 분노한 시위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까지 아프리카 54개국 중 51개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으며 확진자는 9178명, 사망자는 41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