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계좌 등 사진 보내…학생 입장에선 신뢰 갔다"
"피해 후 우울증, 조울증 앓아"
"성인보다 미성년자 피해자 더 많을 것으로 예상"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미성년자 등 여성들을 협박, 성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을 통해 돈을 받고 영상을 유포한 이른바 '박사방' 사건 피해자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착취 영상을 40개 이상을 넘겼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는 자신의 얼굴이 알려질까 한 여름에도 얼굴을 다 가리고 다녔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2018년 '박사방'에서 성착취 피해를 당했다는 피해자 A 씨는 24일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사방 측에서) '스폰 알바를 구하고 있는데 월 400만원 정도 준다고 관심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하더라"며 "얘기를 나눈 뒤 휴대폰을 선물해 주겠다는 빌미로 주소,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알아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주식, 돈 입금 예정 사진 등을 보내주며 자신을 믿어달라고 했다"며 "중학생 입장에서는 신뢰가 갔다"며 범행에 이용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 얼굴, 목소리, 개인 정보 등이 이미 그 사람에게 있는 상황이라 협박을 할까 두려웠다"며 "각종 성착취 영상을 약 40개 넘게 넘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메신저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모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는 모습. 조모씨는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한 뒤 이를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 씨는 피해를 당한 뒤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한동안 조울증, 우울증이 생겨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다"며 "여름날 밖에 나갈 때도 완전히 꽁꽁 싸매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얘기를 들어보니 그 성 착취 영상이 야동 사이트 등에 불법 공유되면, 전화번호나 주소 등을 다 적는다고 하더라"며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이 제 얼굴도 다 알고 하니 이걸 가지고 무슨 협박을 하지 않을까, 평생 괴롭히지 않을까 불안했다"고 토로했다.
미성년자 피해자 수에 대해서는 "(이같은 성착취는) 조건 만남 어플,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런 어플들 사용자는 대부분 학생이다"라며 "사회생활을 모르는 미성년자들에게 더 (성착취를) 했을 거라고 본다. 제 개인적으로는 성인보다 미성년자가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한편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25)은 지난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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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주빈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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