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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35시간 근무…저녁이 있는 '中企人'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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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서울시 공동기획 [워라밸2.0 시대로]

워라밸 강소기업 '한국기술경영연구원'
기업경영진단·교육 서비스

자율 재택근무
유급 근속휴가
강제야근 全無

주 35시간 근무…저녁이 있는 '中企人' 삶입니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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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잠시 멈춤'을 제안했다. 방법 중 하나는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 도입이었다. 그러나 재택근무 여부를 놓고 기업 간 양극화가 뚜렷했다. 관련 시스템을 준비해 온 대기업은 순조롭게 적응했지만 일부 중소기업은 아예 시도조차 못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이 재택근무를 도입하면 최대 2000만원까지 인프라 구축 비용을 지원해준다는 대책을 내놨다.


중소기업에 워라밸(work and life blance·일과 삶의 균형)은 남의 일이기만 할까. 중소기업이라서 재택근무와 같은 유연근무가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깬 기업이 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한국기술경영연구원은 대표이사까지 포함해 총 인원이 10명밖에 되지 않지만 기업 실정에 맞는 워라밸 제도를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 서비스 업체다. ISO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컨설팅도 해준다.


한국기술경영연구원은 오히려 적은 인원 수가 강점이다. 당장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재택근무 희망자를 받았다. 자녀가 있어서 집에서는 업무를 보기 힘들다는 직원들을 제외하곤 절반이 지난 5일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원격으로 서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내선 전화도 각자 개인 휴대전화로 옮겨놓았다. 입사 3년 차 서여정(29)씨는 "출퇴근 거리가 멀어 재택근무를 신청했다"며 "이동 시간을 아끼고 편한 복장으로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 시행 일주일 후인 지난 12일 직원들이 모두 회사에 모였다. 재택근무를 직접 해보고 겪은 장단점을 이야기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자리였다. 그 결과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자는 방침을 정하고 하루 전에만 내부망을 통해 공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주간 보고 등을 위해 얼굴을 맞대고 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옴에 따라 매주 금요일에만 회사에 나오기로 했다. 박태현 경영기획실 과장은 "하루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하루는 재택을 시행하는 등 각자 사정에 맞춰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나면 눈치 안보고 칼퇴
한 달에 한 번 문화의 날
급한 일 생기면 야근도 불만 없이

중소기업은 야근을 많이 하고 근무 시간이 길다는 고정관념도 이곳에선 통하지 않는다. 한국기술경영연구원의 1주일 근무 시간은 35시간이다. 공식적 출퇴근 시간은 오전 9시30분과 오후 5시30분이다. 야근을 하는 직원도 거의 없다. 입사 8개월째인 김하경(29)씨는 "가족과 식사, 친구 만남뿐 아니라 운동·공부·동호회 활동 등 자기계발에 자유롭게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느라 7년 정도 경력단절을 겪었던 서선진(47)씨는 "출퇴근 시간이 만족스럽고 업무가 끝나면 아무도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한다"고 전했다. 또 회사에서 배려해 준 만큼 급한 일이 생기면 야근도 불만 없이 하게 된다고 했다.


한국기술경영연구원의 또 다른 워라밸 제도 중 하나는 근속연수 3·5·7·10년 단위로 주말을 포함한 최소 15일 유급휴가를 준다는 것이다. 연차휴가와는 관계 없이 추가로 쓸 수 있다. 앞으로는 시차 출퇴근제 역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박 과장은 "직원들의 수요가 가장 우선적이라서 시행과 관련한 설문을 받고 있다"며 "한 달에 한 번 있는 '문화의 날'엔 오후 2시 업무 마감을 하고 임직원들이 함께 영화를 보러 가거나 볼링을 치러 간다"고 말했다.


주 35시간 근무…저녁이 있는 '中企人' 삶입니다 한국기술경영연구원 구성원들의 모습 (제공=한국기술경영연구원)


이 회사가 워라밸 제도를 적극 도입하게 된 것은 2015년 창업한 주성종 대표이사의 의지가 컸다. 주 대표는 "나도 다양한 직장에서 근무를 해봤는데 회사에서 그냥 부려 먹기만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내가 리더가 됐을 땐 이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고 내가 회사를 만들면 적용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옛 직장에서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말을 참 많이 강조했는데, 사실 직원을 주인으로 대접을 해주는 회사가 얼마나 있는가"라며 웃으면서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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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표는 벤처기업 전문 경영인, 언론사 사업부 마케팅 팀장, 별정직 공무원, 대학교수 등을 거쳐 한국기술경영연구원을 차렸다. 서울 홍제동 5평짜리 사무소에서 시작해 재작년 녹번동으로 사옥을 지어 이사왔다. 주 대표는 "2~3시간이면 끝날 업무를 퇴근 시간까지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후배 세대들에게 무조건 우리를 그대로 따라 하라고 말하기보다는 우리 때의 좋은 경험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35시간 근무…저녁이 있는 '中企人' 삶입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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