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업체 대부분 외국계 기업
지역경제 이익 별로 없다 판단
[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가 파푸아 지역의 팜오일 플랜테이션 허가를 전면 중단한다. 무분별한 개발을 막겠다는 취지인데, 팜오일업계 종사자가 인도네시아에서 20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수출 중단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CNN인도네시아에 따르면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파푸아의 팜오일 사업은 더 이상 진행돼선 안 된다"면서 "공식적인 팜오일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추가 개발 허가를 강하게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루훗 장관의 이런 결정은 외국 자본에서 인도네시아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인도네시아 서부 파푸아 지역 팜오일 개발업체 대부분은 외국계 대기업이며 이들의 사업 투자는 파푸아 지역 경제에 별다른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현지 정부의 판단이다. 루훗 장관은 이어 "막대한 자본이 우리의 숲을 파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도 했다.
국제산림조사기관인 CIFOR가 개발한 파푸아 지역 플랜테이션ㆍ로드 개발 지도 '파푸아 아틀라스'에 따르면 이 지역 팜오일 사업 허가 금지 구역은 약 1만8099㎢에 달한다. 현재 파푸아 팜오일 플랜테이션 개발의 5분의 1을 7개 외국계 대기업이 주도하고, 여기에는 미개발된 원시림도 포함돼 있다.
인도네시아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이런 태도 변화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농업 분야 사회 정의를 위한 비영리 변호사단체 '툭'의 데이 수트리스노 전무는 루훗 장관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루훗 장관은 그동안 팜오일 사업의 대표적 옹호론자였기 때문이다. 루훗 장관은 그동안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팜오일을 바이오에너지에서 제외하고 수입을 전면 중지하기로 한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으며 가족 농장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오일 생산국으로 관련 업계 종사자만 20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정부의 그린 투자 정책이 팜오일 생산에 제동을 걸었다. 조코위 대통령은 "아마존, 콩고에 이어 세계 3대 열대우림 지역인 파푸아를 지켜 지구 환경 변화를 막는 데 인도네시아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루훗 장관은 이와 관련해 파푸아에 육두구, 커피, 카카오, 해초 같은 경쟁력 있는 농업 자원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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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가 팜오일 투자에서 그린 투자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스타벅스 등 해외 기업들의 투자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파푸아 지역 팜오일 개발과 관련해 '무(無)벌목, 무개발'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회사는 2011년부터 파푸아 머라우케 지역에 현지 바이오에너지공장과 팜오일 농장을 운영 중이다.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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