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메르스 때보다
업황 악화 더 심각할 전망
3월 1일 외국인 입국자수
한달 전 대비 4분의1 수준
공급과잉에 더 큰 타격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호텔업계 업황 악화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4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텔업 업황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단체여행 통제, 우리나라의 중국인 입국자 일부 제한 및 우리나라에 대한 다른 국가의 여행 제한 등 과거 유사 사례 때보다 글로벌 인구 이동이 적극적으로 제한되고 있어 호텔업계가 입을 충격은 과거보다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 변동 추이를 보면 2003년 사스 발발 당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4.9% 감소했고, 중국 외 관광객은 11.8% 줄었다. 2015년 메르스 땐 중국이 2.3%, 중국 외가 10.2% 감소했다. 올해 1월 일 평균 중국인 최대 입국자수는 1만8743명에 달했지만 지난달 27일에는 1093명으로 94% 급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체 외국인 입국자수는 3월 1일 기준 6920명으로 코로나 한달 전인 2월 1일(3만8059명) 대비 4분의 1까지 줄어들었다.
공급과잉 문제도 맞물려 있다. 2012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시행 이후 국내 호텔 객실 점유율(OCC)은 60% 초반대로 법 시행 전보다 5%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OCC가 사스 땐 전년보다 13.5%포인트 감소했고, 메르스 땐 3.7%포인트 줄었다. 특히 4성급 이하 호텔은 객실 수입 비중이 높아 숙박객 감소로 인한 직접적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서울시내 호텔 과밀 현상이 업계 충격을 더 키운 요인으로 풀이된다.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객실수를 1만개 이상 늘렸는데 중국인은 물론 외국인 방문객 수도 급감하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외국인 숙박객 객실 수입 비중은 5성급 43.3%, 4성급 51.3%, 3성급 53.7%다. 외국인 숙박객 총 수입 비중도 5성급 19.9%, 4성급 36.3%, 3성급 40.6%로 3~4성급 호텔의 외국인 의존율이 높은 편이다.
서울 강남구 3성급 비즈니스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예약률이 평년 대비 70% 줄면서 여권을 확인한 후 중국인 국적이나 중국 방문 고객들의 입장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며 "한 번 확진자가 왔다가면 영향을 받으니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해명했다.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의 경우 신종코로나 확진자 방문 후 이달 2~5일 휴업하고 6일 재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에 2주 이내 중국 방문한 내외국인 출입 및 투숙 이용 전면 금지 중이다. 신라스테이 해운대도 지난달 28일부터 3일간 휴업 후 지난 2일 재개했다.
롯데호텔 이그제큐티브는 3월 한달 간 휴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부진이 이어지며 특단의 조치까지 검토한 것이다. 이그제큐티브의 최근 객실 점유율은 약 10%로 평균 객실 점유율 50~6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호텔 업계는 이용객 감소뿐만 아니라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영업 중단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서울 중구의 프레지던트 호텔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10일간 숙박과 식음료 영업장 문을 닫으며 10억원 넘는 손해를 입었다. 신라스테이 해운대점도 3일간 임시 휴점하며 큰 매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업계의 고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방문자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총 87곳으로 집계됐다.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 필리핀, 홍콩 등 한국과 교류가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황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단체여행 통제, 우리나라의 중국인 입국자 일부 제한 및 우리나라에 대한 다른 국가의 여행 제한 등 과거 유사 사례 때보다 글로벌 인구 이동이 적극적으로 제한되고 있어 호텔업계가 입을 충격은 과거보다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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