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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게 제일 좋아요" 피로사회, '혼놀족' 택하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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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쿤족','혼놀족' 등 혼자 여가 생활 즐기는 현상 확산

"혼자 있는 게 제일 좋아요" 피로사회, '혼놀족' 택하는 20·30 지난 11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LG V50S ThinQ'(5G 스마트폰 씽큐) 출시 기념 고객 초청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홈 트레이닝 코칭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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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슬기 인턴기자] "평일에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지쳐서 주말에는 혼자서 노는 게 더 좋아요. 사람 만나는 것도 힘들고 돈이 들어 부담스러워요."


직장인 A(28)씨는 "출근을 하지 않는 주말에는 집에서 게임을 하고, 밀린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하루를 보낸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혼자서 다양한 여가 생활을 즐기는 20~30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코쿤족(族)','혼놀족(族)' 등 혼자 여가 생활을 즐기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혼놀족'은 혼자 노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코쿤족'은 열악한 주머니 사정 탓에 관계를 포기하며 외부와 단절된 자신만의 공간에서 머물길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2000년대에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혼자 노는 사람들'을 넓게 지칭하는 말이 됐다.


직장인 B(27) 씨는 헬스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운동 영상을 보며 '홈트('홈'과 '트레이닝'을 합친 신조어)'를 한다고 말했다. B씨는 "평소에도 사람들 눈치 보느라 바쁜데 여가 생활을 보내면서까지 남들 시선을 신경 쓰고 싶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혼자 있는 게 제일 좋아요" 피로사회, '혼놀족' 택하는 20·30 혼밥족(族)/사진=연합뉴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자 밥을 먹는 청년층도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17개 시도 19학번, 09학번, 99학번별 남녀 4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 MZ세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에 포함되는 19학번(99년생)과 09학번(89년생)이 각각 23.3%, 16.7%로 '점심에 혼자 밥을 먹는다'고 답했다.


연구소는 "기존에는 친한 사이가 되기 위해 잦은 만남을 갖고 일상적인 시간도 함께 보냈지만, 현재 2030 세대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해 '대인관계에서 단순한 교류보다 목적 지향적 관계를 더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C(27) 씨는 자신을 '코쿤족'이라 칭하며 "흔히들 말하는 집순이다. 집에서 반려견과 함께 누워있기만 해도 재밌다"라고 밝혔다. C 씨는 "집에서 혼자 IPTV로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 좋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D(25) 씨는 "예전에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했다면, 요즘엔 그런 시선이 많이 사라졌다"며 "이제 술집이나 밥집에 가도 혼자 먹으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D씨는 "특히 평일은 회사 사람들과 좋아하지 않는 메뉴를 다 같이 먹는 속도에 맞춰 먹느라 불편하다. 혼자서 편하게 식사하는 시간은 일주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혼자 있는 게 제일 좋아요" 피로사회, '혼놀족' 택하는 20·30 대표적인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사진=연합뉴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않으며 혼자서 여가 및 취미 생활을 즐기는 '코쿤족'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여가 생활을 즐기는 '홈루덴스족(族)'도 덩달아 늘어났다.


홈루덴스족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유희','놀이'를 뜻하는 '루덴스(Ludens)'를 합친 말로, 자신의 주거공간 안에서 모든 것을 즐기는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지난해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30 밀레니얼 세대 3,839명을 대상으로 '홈루덴스족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중 72.3%가 스스로를 집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홈루덴스족'이라고 답했다.


홈루덴스족이 된 이유로는 '집이 제일 편해서','집에서 내 취향을 오롯이 실현할 수 있어서' 등의 응답이 주를 이뤘다.


"혼자 있는 게 제일 좋아요" 피로사회, '혼놀족' 택하는 20·30 밀레니얼 세대 소비 특성/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가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집' 관련 키워드 언급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홈트레이닝'은 2017년 대비 2018년에 무려 213% 늘었다.


연구소는 밀레니얼 세대의 '휴가'와 관련된 키워드 역시 '스테이케이션(집에서 휴가를 보낸다.)'이 41%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는 2030 세대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지 않고 혼자 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문화에 대해 2030 세대가 자라온 환경이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 교수는 "지금의 2030 세대는 형제들이 많지 않은 가족 환경에서 자라왔다. 더불어 어린 시절 내내 경쟁 사회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타인과 협동하는 문화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라며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타인과 협동하고 대인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고 하는 성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더불어 2030 세대를 겨냥한 기업의 마케팅으로 이들은 혼자 지내는 삶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기업의 2030세대 맞춤 마케팅으로 인해 혼자 지내는 삶이 윤택해졌고, 이로 인해 2030 세대들의 '혼자 놀려는' 특성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혼자 있는 게 제일 좋아요" 피로사회, '혼놀족' 택하는 20·30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손님들이 1인용 테이블에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전문가는 이런 문화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균형감 있는 생활을 조언했다.


곽 교수는 "대인관계를 맺으면서 불필요한 소비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지만 "혼자 생활하는 문화가 2030 세대들을 더욱 집에만 갇히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혼자 생활하는 삶과 더불어 생활하는 삶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불편하더라도 나름의 규칙을 세워서 '밥은 혼자 먹지만 회사에서 하는 회식은 참여한다.'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런 현상이 2030 세대의 사회적인 위치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세대 간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2030 세대는 인맥 다이어트를 하는 세대다. 주머니 사정이 풍족하지 않은 2030 세대는 이를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생기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대인 관계에서 오는 피곤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소비를 줄인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2030 세대의 이러한 특성을 기성세대가 이해하지 못함으로 인해 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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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가상환경을 통한 대인관계는 깊이 있는 관계로 보기 어렵다. 사람들과 대면하는 관계 속에서 '관계 면역력'이 자랄 수 있다"라며 "관계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학습과 시간이 필요하다. 디지털 생활과 오프라인 생활을 균형감 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제언했다.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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