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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의료전달체계 개혁없인 '文케어' 효과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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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진료 과도하게 늘었다면 과잉진료 부분도 있지만
비싸서 못했던 게 해소된 부분도 있어
이런 장단점 면밀한 분석·조정 필요

[아시아초대석]"의료전달체계 개혁없인 '文케어' 효과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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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다. 가난하든 부유하든, 건강하든 건강하지 않든, 노인이든 어린이든, 서울에 살든 지방에 살든 모든 국민은 건강할 권리, 아플 때 좋은 치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2012년 9월ㆍ'그 남자 문재인' 가운데)


"한국 의료의 치료 중심적인 특성은 여러 가지 병폐를 낳고 있다. 의료 수요 자체를 낮추는 예방 활동이 부족하다 보니 치료에만 집중되고, 치료를 위해 기계에 의존하고 고가 의료 장비를 써 낭비되는 부분이 많다. 낭비라고 돈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굉장히 해롭다."(2015년 3월ㆍ'한국 보건의료공급체계 개편 방향과 과제' 가운데)


올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출범한 지 20년을 맞는 해다. 1970년대 일부 사업장과 조합 방식으로 시작한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는 이후 꾸준히 적용 대상을 늘려나갔고 1990년대 들어 일원화 움직임이 본격화돼 2000년 완전 통합, 단일보험자인 지금의 건강보험공단이 탄생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이러한 건강보험의 변곡점마다 이를 이끌고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과거 의과대학 교수이자 의료운동과 관련한 각종 시민단체를 이끈 활동가,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행정가ㆍ입법가 등 다양한 직을 거쳤지만 관통하는 키워드는 한결같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점에서다. 현 정권의 대선 공약 가운데 유일하게 대통령 이름이 명시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케어)은 김 이사장이 과거 수십 년간 강조해온 주장이 집약돼 있다. 국민의 보편적 건강권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표방하나, 실제 정책을 추진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반대하는 쪽도 적지 않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김 이사장은 보장성 강화 정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속도를 높일 방안이 충분하다고 봤다.


-2018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63.8%로 1년간 1.1%포인트 올랐다. 다소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원인을 어떻게 보나.

▲문 대통령 취임 후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한 게 2017년 8월이다. 그해 준비 작업을 했고 이듬해부터 급여 확대에 나섰다. 제도가 바뀌는 시기였고 동시에 그 효과를 지표로 측정하기에는 기간이 짧다고 본다. (2018년 건강보험 보장률) 지표는 앞서 2017년 박근혜 정부 때 진행한 것에 더해 2018년 상반기 추진한 대책의 성과로 보는 게 맞는다. 문케어의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려면 차기 정부 중반 정도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당초 목표치로 내건 보장률이 70%인데 이를 위해 올해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보장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부정적인 현상이 있었다. 문케어, 급여를 확대하는 부분은 건강보험 내부적인 제도 개혁을 하는 일이다. 그런데 건강보험공단은 직접 의료 서비스를 만들어 국민에게 제공하는 게 아니다. 의료계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공단이 의료계에 돈을 주는 식이다. 의료 전달 체계의 합리적 변화가 문케어로 급여가 확대되는 것과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같이 가지 않으면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MRI 이용이 빠르게 증가한다고 했을 때, 과잉 이용 부분도 있고 그간 너무 비싸서 못하던 걸 하면서 늘어나는 부분도 있다. 좋고 나쁜 게 섞여 있을 텐데 이걸 면밀하게 분석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장성 강화 과도기에 풍선효과 당연
영양주사·도수치료 등 미용·영양 관련 선택비급여가 제일 심해
전부 파악해서 분류하고 항목 매길 것

-동네 의원급을 중심으로 비급여가 늘면서 보장률이 떨어졌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대형병원이나 수도권 의료기관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은 의료 제공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보험 쪽에서 급여를 늘리면 그쪽에서 이걸 받아서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보장성 강화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해 관리 체계로 넣는 작업으로, 과도기에 풍선 효과를 일으키는 건 당연하다. 비급여 부분에 대한 관리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도 그래서다.


비급여 관리란 한쪽은 기존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전환하는 것, 다른 한쪽은 제외하는 것이다. 의료의 범위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건 아예 뺀다는 건데 이 속도가 더디다. 영양 주사나 도수 치료 등 미용ㆍ영양과 관련한 선택비급여가 사실 풍선 효과를 제일 크게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 일단 비급여라고 하는 것을 전부 파악해서 분류하고 항목도 정할 계획이다. 어떨 때 쓰이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의사들의 수입이 줄면서 비급여 진료를 늘린다는 지적도 있다. 급여화된 진료만으로 의사들이 충분히 수익을 얻는 구조가 가능한가.

▲그렇기 때문에 의료 전달 체계 개혁과 같이 가야 한다.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역시 노력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손해라고 볼 수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건보가 갖고 있는 돈은 전부 급여 용도로 쓰이는 구조다. 쓸데없는 곳에 자꾸 낭비하는 돈을 절감해주면 조금 더 좋은 쪽으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가령 국내에서는 재활 서비스가 부족한데 이게 수가와 관련이 있다. 수가가 낮아 공급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의료 행위든 간에 이윤 폭을 같게 하지 않으면 과잉 진료, 과소 진료를 막을 수가 없다. 통상 과잉 진료가 문제라고 하나 과소 진료도 분명 문제다. 진단과 치료가 엇갈리는 것은 환자는 물론 건강보험공단 입장에서도 효율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오히려 돈이 더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케어의 보이지 않는 목표도 과잉ㆍ과소 진료가 사라지고 적정 진료로 가는 것이다. 단순히 보장률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수가 수준을 높여 국민이 받는 의료가 가장 정상적인 적정한 진료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느리고 빠른 것보다 얼마나 정상화되느냐인데 이 부분이 국민 이해관계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의료비 절감 위해선 의료기관도 노력
단기적 손해라 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건보 돈은 전부 급여용도
수가 낮아 외면하는 재활치료 등 과소진료도 해결해야 할 문제


-커뮤니티 케어 등 지역사회 차원의 건강관리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고령화 대비의 일환인가.

▲문케어도 사실 고령화에 대비하는 성격이 있다. 제도와 함께 도로, 주택 등 고령자 주변의 물리적 환경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205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40%를 넘는다. 노인을 건강하게 하는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75세 정도까지는 장년층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건강하게 하는 한편 평생학습을 시켜서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게 하고 고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고령화 대비 전략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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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는 데 바탕이 바로 건강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제대로 돼야 노인 진료비를 잡을 수 있다. 비급여가 가파른 속도로 느는데, 문케어를 안 하고 그대로 두면 그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케어로 건강보험공단의 부담이 커진다고 하지만 비급여를 그대로 두면 계속 팽창해 본인 부담분이 커진다. 반대로 급여화된다면 일정하게 통제되기 때문에 팽창 폭이 훨씬 작다. 과도하게 나가는 노인 진료비를 통제하고 최대한 많은 자원을 예방과 커뮤니티 케어로 돌려야 한다.




정리=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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