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업주, 온라인 커뮤니티 글 일파만파
카드사 통해 결제취소…영업방해로 고소 방침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피해자의 집으로 가해자가 주문한 닭강정 33만원치가 배달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0대 청년들이 고등학생 때부터 자신들이 괴롭혀온 또래를 협박하려고 거짓 주문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닭강정을 무료로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닭강정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라고 밝혔다. 그는 "단체 주문을 받아서 배달하러 갔는데 주문자의 어머님이 처음엔 안 시켰다고 하다가 주문서를 보여드리니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자들이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어머님은 '매장에 피해를 줄 수는 없으니 전액 결제는 하겠지만, 먹을 사람은 없으니 세 박스를 빼고 나머지는 도로 가져가 달라'고 하더라"라며 "저희도 바쁜 와중이라 경황이 없어 일단 결제를 하고 강정 세박스 등을 드렸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강정은 판매가 불가능한 상태지만 버리기 아깝다"라며 "혹시 식은 강정도 괜찮다면 (커뮤니티) 회원들께 무료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게시글에 올린 영수증 사진에는 33만원어치 주문 내용과 배달 요청 사항으로 '아드님 XX씨가 시켰다고 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업주가 전한 여성(어머니)의 사연은 이렇다. 닭강정을 주문한 사람은 고등학교 때부터 여성의 아들을 괴롭혀온 21살, 24살의 청년들로 추정되며, 이들은 얼마 전 아들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3백여만 원을 갈취했다.
결국 여성의 아들이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자신의 집 주소를 알고 있다는 '협박용'으로 닭강정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한편 업주는 결제된 금액을 카드사와 연락을 취해 강제취소 했으며 거짓 주문한 20대 청년들을 영업방해로 분당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와 가해자들은 모두 20대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자세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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