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외교관 2명 '스파이 혐의'로 추방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중국 외교관 2명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추방당한 중국 외교관 2명은 지난 9월 말 버니지아주 노퍽 소재 미군 특수부대 기지에 침입하려던 혐의를 받고 있다. 부인들과 차량에 동승한 이들 외교관들은 기지 검문소에서 되돌아가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계속 진입하다가 소방차를 동원해 제지를 받고 서야 멈췄다.

이들은 "영어로 된 지시를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단순히 길을 잃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군 당국은 이들이 지시를 이해할 정도의 충분한 영어실력을 갖고 있었으며,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군사 기지에 침입할 시 미군 측의 대응 등 보안 상태를 시험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추방된 2명 중 최소한 1명은 외교관 신분을 위장한 정보요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 외교관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한 것은 약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주미 중국 대사관 측은 추방 조치 후 미 국무부에 "양국간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항의했다.

NYT는 "이 사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중국의 스파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왔다"고 전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