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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제수석 필요 없겠네" 故김우중 전 회장이 남긴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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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 시절 靑 관료와 정면충돌
"우리 세대 희생할 수밖에 없어"
"대우 평가받는 날 올 것"

"청와대 경제수석 필요 없겠네" 故김우중 전 회장이 남긴 말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1998년 6월 11일 전경련회관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는 당시 김우중 전경련 차기 회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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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시장 중심이면 청와대 경제수석이고 비서관이고 필요 없겠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우중 전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세계경영 신화' 대우그룹이 해체된 지 20년 만이다. 기업가 정신을 추구한 김 전 회장이 남긴 어록도 눈길을 끌고 있다.


1936년 대구 출생인 김 전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추앙받았다. 그러다 외환위기 직후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내몰리기까지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 김 전 회장은 정부 관료와 마찰을 빚었는데, 관료들을 상대로 면전에서 억울한 심경을 드러낸 일화는 유명하다.


2014년 출간한 '김우중과의 대화'에서 김 전 회장이 언급한 일화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1998년 4월 서울 남산의 힐튼호텔에서 김대중 정부 초대 비서실장 주재로 청와대 A 경제수석과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 김 전 회장은 "올해도 수출을 조금만 더 하면 500억달러 흑자 난다. 그것으로 IMF(국제통화기금)에서 빌린 돈 다 갚고도 남고, 내년에 500억달러 흑자 나면 외환보유액(Reserve)이 된다.… 우리가 미국에 귀속해서 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의 이런 제안은 수출을 도와달라는 취지였다. 이에 A 수석은 "이제 시장경제 중심으로 하니 정부가 나서서 그런 것 못 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전 회장은 "그러면 수석은 시장경제 하는데 무엇 때문에 거기 앉아 있나? 시장 중심이면 청와대 경제수석이고 비서관이고 필요 없겠네"라고 맞받아쳤다.


이 사건은 1999년 8월 대우그룹이 어려움에 처해지기 직전 벌어진 일로 김 전 회장과 김대중 정부 관계자들의 충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청와대 경제수석 필요 없겠네" 故김우중 전 회장이 남긴 말들 '대우 사태'가 발생한 1999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종적을 감춘 뒤 해외에 체류했던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2005년 6월 14일 하노이발 아시아나항공 OZ734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배포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죄의 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이후 저서를 통해 "경제관료들이 나를 제거하려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다고 믿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후 대우그룹은 1998년 당시 대우차-제너럴모터스(GM) 합작 추진이 흔들리고,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까지 내려져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심각한 위기 속 대우그룹은 41개 계열사를 4개 업종, 10개 회사로 줄인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도 발표했지만,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해체됐다.


"청와대 경제수석 필요 없겠네" 故김우중 전 회장이 남긴 말들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난 뒤 1992년 1월 26일 귀국한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공항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북성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급화되어 게을러지는 것 경계하자"

2017년 출간한 '김우중 어록: 나의 시대, 나의 삶, 나의 생각'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 시대 부족한 기업가 정신을 육성해야 하는 점을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너는 장사를 해라"는 아버지의 말을 가슴에 품고 '일을 많이 해서 어떤 직종에서든 유능해 인정받겠다는' 일념으로 한성실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몇년 후 회사를 차렸을 때는 남들이 하지 않던 수출산업에 뛰어들어 해외시장에 팔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몰두해 성공했다.


이후 "이제 좀 즐겨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전 회장은 "다 같이 잘살게 되기 전까지 우리 세대는 희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가 정신을 추구했다.


그러면서 "고급화되어 게을러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상위 10퍼센트가 정신 차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우리 평가받는 날 올 것…오늘보다 내일 지향하자"

"우리가 품었던 꿈과 열정, 우리가 실천한 노력, 우리가 이룩한 성과들이 반드시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2017년 3월22일 김 전 회장이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주최한 대우 창업 5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 발언이다.


김 전 회장은 "대우를 떠나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헤어진게 아직도 가슴에 사무친다"며 "나를 믿고 뜻을 모아 세계를 무대로 함께 뛰어준 대우가족 노고에 보답하지 못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옛 '대우인'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청와대 경제수석 필요 없겠네" 故김우중 전 회장이 남긴 말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사진은 지난 2017년 3월 22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업 50주년 기념식 행사에 참석한 김 전 회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이날 기념사가 적힌 종이를 읽어내려가며 감정에 젖었다.


그는 "세계경영의 완성을 확신했고 대우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영토를 넘기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갑작스러운 외환위기로 그 과업을 완성하기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우리는 처음으로 해외진출을 이뤄냈으며 전세계에 대우를 심고자 했다. 이런 발생을 한 기업이 대우 말고 또 어디있느냐" 며 반문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자리에서 대우정신인 '창조, 도전, 희생'을 되새겼다. 그는 "항상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꿈꿨던 창조정신, 안되는 것은 없다는 불굴의 도전정신, 오늘보다 내일을 지향하는 희생정신에 우리의 진정성이 담겨있다"고 했다.


한편 김 전 회장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은 부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예정됐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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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GYBM 교육사업의 발전적 계승과 함께 연수생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줄 것"을 유지로 남겼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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