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료권 70개 지역별 뇌혈관 사망비율. 지역별로 2~3배가량 차이가 난다.<보건복지부 제공>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경남 거창 일대를 비롯해 강원 영월, 경북 상주, 경기 의정부 일대 등 상대적으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지역주민을 위해 정부가 공공병원을 짓기로 했다. 지역별 응급의료센터를 지정하는 한편 응급ㆍ중증진료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1일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의료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지역에 사는 환자의 의료접근성이 낮고 각 지역별 사망률 격차가 여전한 등 의료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일환이다. 인구 10만명당 치료가능 사망자가 서울은 40명 수준인데 반해 충북은 54명에 달한다. 치료가능 사망자란 의료지식과 기술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았더라면 목숨을 잃지 않았을 이를 뜻한다. 지역 내에서 입원진료를 받는 비율 역시 서울이 93%인데 반해 경북에선 23%에 불과하다.
사는 곳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질이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지역 간 건강격차는 비수도권, 중소도시ㆍ농어촌 지역에 믿을만한 의료자원이 부족하고 필수의료 공백이 생겨도 지역보건의료 기관간 협력이 어려운 구조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인구규모나 접근성 등을 따져 전국을 70개 지역으로 나눈 '중진료권' 단위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날 대책에 따라 인력과 병상 수 등을 따져 일정 수준 이상의 의료서비스가 가능한 지역 중소병원을 지역우수병원으로 지정키로 했다. 농어촌 등 필수의료 취약지에는 건강보험 수가 지역가산을 해주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요건을 마련하고 하반기부터 지정할 예정이다. 재활의학과ㆍ관절 등 18개 분야로 돼 있는 전문병원 지정분야를 늘리고 신규 지정분야 모집주기를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신규 공공병원이 생기는 곳은 9곳이다. 거창권 등 앞서 언급한 곳과 함께 경남 통영권ㆍ진주권, 강원 동해권, 대전 동부권, 부산 서부권에 지방의료원이나 적십자병원 등을 짓기로 했다. 진료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지역에는 내년 1000억여원을 들여 진료시설과 응급ㆍ중증진료 기능을 확대키로 했다. 70개 중진료권 단위마다 있는 지역우수병원ㆍ지역책임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바로 이송하기 어려운 환자의 1차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충남 공주권, 경북 영주권 등 응급의료센터가 없는 지역에는 내년부터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지정하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지역의료기관에 전공의 배정이 늘 수 있도록 수련환경평가에서 공공의료 기여도 관련 지표를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비수도권 위원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국립대병원에 예산을 지원해 지역의료기관에 대한 인력파견을 활성화하고 당장 올 하반기부터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 취약지 간호인력 인건비 지원대상을 58개 군에서 82개 모든 군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취약지 의료기관과 응급ㆍ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운영에 필요한 분야에 신포괄수가 정책가산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17개 권역과 70개 지역별로 책임의료기관이 지정된다. 지역 내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 공공보건의료 계획을 짜고 서비스를 연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방의료원 등 종합병원급 이상 공공병원을 우선 지정하되 없을 경우 공적 요건을 갖춘 곳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친다. 권역책임의료기관은 권역 단위 업무를 맡으며 국립대병원이 우선적으로 지정한다.
지역 내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들 책임의료기관에 예산을 지원하는 한편 이를 전담할 별도 조직으로 공공의료 본부가 새로 생긴다. 올해 10개 권역 국립대병원부터 시범적으로 해 내년 12개 권역으로 확대하고 15개 지역의 지방의료원에서 본부를 갖추기로 했다. 이밖에 광역지자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에 시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을 만들고 의료기관과 병원, 보건소, 전문가 등의 참여하는 시도 공공보건의료의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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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지역의료 강화는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필수과제로 핵심은 지역의료에 대한 주민신뢰를 복원하는 것"이라며 "지역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 공공ㆍ민간병원, 지자체, 보건기관, 지역사회가 함께 지역의료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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