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두 정상 만나면 좋지 않겠나"…이 총리, 아베에게 정상회담 언급

"개인적인 기대를 가볍게 말한 것"
"아베 총리가 배려하는 것 느껴…이틀 전보다 희망이 좀 더 보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일관계가 개선돼서 두 정상(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총리)이 만나면 좋지 않겠냐"는 뜻을 밝혔다.

2박 3일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이 총리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 정상회담이 거론됐냐'는 질문에 "거론됐다는 것까지는 말씀드릴 수 있다"며 "정상회담에 대한 저의 기대감을 가볍게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기나 장소에 대한 언급 없이 저의 기대를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 개선 과정에서 정상회담 개최가 이뤄지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듣기만 했을 뿐,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정상회담 개최 제안이라기보다는 본인의 희망을 밝힌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전달한 친서에 11월 예정된 다자회의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자는 제안이 포함됐다'는 취지의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친서를 소개해드릴 순 없다"면서 "실무선에서 쓴 초안을 봤을 때 숫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알기로 요미우리는 상당히 앞서간 거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방일 성과에 대해 "현안에 관해 말씀드리면 여전히 상황은 어렵지만 이틀 전 이 비행기를 타고 있었을 때에 비하면 지금 희망이 조금 더 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상황을 이대로 둬선 안 된다', '당국 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 '여러 분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한 말씀은 약간의 변화라고 저는 받아들인다"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그동안 비공개로, 간헐적으로 이어져 온 대화가 이제 공식화됐다"며"아베 총리의 발언 속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았고 '(대화가) 지속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으니 공식화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아베 회담 전망에 대해 '일정한 정도의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어제 시점에서 오늘 발표한 그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며 "그런 분위기, 기류일 거라는 건 사전에 공유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배려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말씀을 시작하면서 '일본에 대해 많이 아시는 이 총리께서 와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했고, 저와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는 등 개인적 인연을 언급해주신 것을 작지만 배려라고 생각했다"며 "이야기를 하는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마음을 써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는 28일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는 이 총리는 향후 당 복귀 시점 등 거취 질문에는 "저도 모르겠다"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