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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당신도 파이어족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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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당신도 파이어족이 될 수 있을까요? 노후 대비만 돼 있다면 조금 일찍 은퇴해도 문제 없지 않을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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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은 어떤 삶일까요? 영화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부유층의 삶은 당신의 것이 아니고, 일확천금을 가져다 주는 복권당첨도 당신의 차지가 아니라면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은 어떤 삶일까요?


부자 부모가 아니거나 행운마저 당신을 외면했을 때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현실적인 방법은 '돈을 빨리 모아 일찍 은퇴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선택을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부자가 되기를 원하지도 않고, 그저 은퇴 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모아서 최대한 빨리 은퇴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이라고 합니다. 파이어족은 1990년대 미국에서 시작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소득·고학력 전문직을 중심으로 확산됐습니다. 20대 초반에 극단적인 절약으로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늦어도 40대 초반에 은퇴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소개한 '파이어족'의 처절한 생활은 이들이 조기 은퇴를 위해 얼마나 이를 악물고 사는지를 보여줍니다. 미국 시애틀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실비아 홀(38·여)은 11평짜리 소형 아파트에 살면서 한 달 식료품비로 75달러(한화 8만8500원 정도)만 지출하고, 나머지는 모두 저축한다고 합니다. 40세가 되는 해에 조기 은퇴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의 변호사는 미국 내 상위 25개 고소득 직종의 하나로 평균 연봉이 9만6678달러(한화 1억1414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홀처럼 대졸 이상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는 미국의 2030 직장인 가운데 조기 은퇴를 목표로 극단적으로 아끼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돈을 쓰기 않기 위해 이들은 자린고비를 마다하지않습니다. 친구나 지인에 대한 민폐도 예사입니다. 먹거리를 살 때는 유통기한에 임박한 떨이 식품을 싸게 사고, 넷플릭스는 친구의 아이디로 즐기며, 왠만하면 걸어다니고, 여행은 카드포인트가 없으면 포기하며, 심지어 먹거리를 스스로 재배하기도 합니다. 아주 작은 집과 오래된 차는 이들에게 기초적인 선택일뿐 입니다.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껴서 소득의 70% 정도를 저축합니다.


이들이 조기 은퇴를 위해 목표로 하는 자금은 약 100만 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11억8000만원 정도가 됩니다. 이 돈을 은퇴 후 주식에 투자하거나 은행에 예치해 발생할 5~6% 수익으로 생활한다는 계산입니다. 아무리 늦어도 40대 초반에 퇴직해 은행 빚과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처절한 현재를 버티는 것입니다.


최소 5~6%의 수익을 내기 위해 '경제공부'도 열심이라고 합니다. 실패는 곧 인생 전체의 실패와 같기 때문에 금융전문가나 은행원의 말을 믿지 않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금융상품을 고르기 위해 모든 인맥과 정보를 활용하는데 거침이 없다고 합니다. 경제적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더 열심히 경제를 공부하고, 세상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며, 발 빠른 투자로 수익을 가져가려 합니다. 확실한 정보라면 주식시장에서 단타 매매도 망설이지 않습니다.


미국인의 평균 연봉이 5만 달러 정도 되니까 수익이 5~6% 정도라면 연간 5만~6만 달러(한화 5900만~7084만원) 정도면 나름 살만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은퇴 후에도 이들 파이어족의 생활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의 비싼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폴란드까지 가서 싼 값에 치아스케일링을 받고, 자녀는 저렴한 공립학교에 보낸다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성취감을 주지 못하는 직장에 대한 불만, 전통적인 사회보장제도의 붕괴, 불황 속에서도 보다 안정된 삶에 대한 열망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100세까지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40대에 은퇴하면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일 없이 살아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도 조기 은퇴를 외치는 것은 매일매일 쌓이는 직장 스트레스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더 크기 때문이겠지요.

[요즘사람]당신도 파이어족이 될 수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저널이 10만 달러 가량의 연봉을 받는 미국의 한 변호사가 한 달에 75달러로 생활하며 절약하는 사례를 소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그렇게 절약해서 조기 은퇴하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을 '파이어족'이라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한국의 직장인들은 어떨까요? 미국처럼 극단적인 자린고비 생활을 하면서 버틸 수 있을까요?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3634만원입니다. 그나마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연봉은 6487만원으로 미국 평균 연봉보다 조금 많은 편입니다.


한국 파이어족은 미국보다 목표액을 좀 낮춰 잡아서 10억원으로 하향하면 어떨까요? 서울의 물가는 별차이가 없겠지만, 지방에서 산다면 물가 차이가 있으니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소득과 소득의 70%를 모아야 한다는 현실입니다.


4년제 대졸 기준으로 한국의 신입직원 연봉은 대기업이 3855만원으로 가장 높습니다. 대출받은 학자금을 갚고, 주택의 월세, 교통비, 식비만 해도 월급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회사 근처 고시원에 살면서, 걸어 다니고, 사내 구내식당서 끼니를 해결하며, 친구들과 절교를 하면 가능할까요?


한국에서 소득 1분위(연소득 하위 20%) 가구가 아파트를 사기 위해선 한 푼도 쓰지 않고, 숨만 쉬면서 돈을 모았을 때 21년이 넘게 걸린다고 합니다. 게다가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48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주택 문제가 해결된다면 40대 초반 '경제 자립'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해내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파이어족은 '짧게 벌어서 적게 쓰겠다'는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은퇴생활은 기대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당신은 파이어족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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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도덕한 행태가 보도될 때마다 비난을 쏟아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파이어족의 생존마저 허락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청년은 희망이, 노년은 즐거움이 '파이어'된 시대가 하루빨리 지나가길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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