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母 "아들 이팔청춘 다 바쳐…이제 와서 왜 그러냐"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가 최근 이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 경찰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어머니는 "왜 이제 와서 그러냐"라고 토로했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춘재 어머니는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지 모르겠다. 세상에 1, 2년도 아니고 지금 20년이 다 됐다. (아들이) 교도소 들어가서 이팔청춘 다 바쳤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그런데 그거를 진작 못 밝히고 왜 이제 와서 그러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춘재 성격에 대해서는 "그저 고분고분하고 말 잘 듣고, 군대 잘 갔다 와서 직장 다니면서 용돈을 줘도 쓰지도 않았다"라며 "내가 돈 없다고 그러면 '엄마 이거 써' 하면서 내놓기도 했다. 그렇게 착한 아들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1994년 1월 이춘재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인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사람이 순간적으로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자기 처가 가출을 해서 홧김에 그런 거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처제 살인 사건에 대해 이춘재가 뉘우치고 있냐는 질문에는 "꼭 말로만 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모든 정황으로 볼 때 굉장히 뉘우친다. 반성하고 있다"라고 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경찰 출신으로 화성 사건 당시 1년여간 수사에 참여했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이춘재 어머니 발언에 대해 "모친에게는 이미 아들에 대한 모범답안이 만들어져 있다"라고 봤다.

이어 "모범답안은 늘 아들에 대한 과보호 형태로 나타났을 것이고 거기엔 뭔가 이유가 있을 거다"라며 "무엇인가 감춰져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처제 살인사건 당시 이춘재의 증거인멸 의혹도 불거졌다. 이춘재를 담당했던 형사는 "당시 이춘재의 어머니가 두 번 면회를 왔었다"라고 설명하면서 "이춘재가 '내 물품, 장판 쪼가리 하나도 다 태워라'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춘재의 어머니는 아들의 물품을 태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모친은 "놓아두면 걸리적거리고 그러니 보기 싫으니 그랬겠지. 생각도 안 난다. 그때가 어느 시절 얘기인데 지금 와서..."라고 즉답을 피했다.

현재 이춘재는 화성연쇄살인사건 10건, 이 사건외 4건, 강간·강간미수 30여 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상태다.

경찰은 이춘재 자백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해 당시 수사기록 등을 살피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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