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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추석 보름달은 고시원 옥상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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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추석 보름달은 고시원 옥상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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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취준(취업준비) 삼수생' 김용호(31ㆍ가명)씨의 올해 추석 보름달은 고시원 옥상에 뜬다.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 대기업 공개채용 시즌과 맞물린 이유가 크지만,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뵐 낯도 없어서다.


'조금만 참으면 좋은 날 오겠지'라는 다짐도 해보지만, 솔직히 자신은 없다. 지방 대학을 졸업한 김씨는 "취업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하는데, 언제는 얼어붙지 않은 적이 있었나 싶다"며 "최근 들어 기업이 '블라인드 채용' 등을 강화한다고 해서 (지방대 출신으로서) 기대감을 가졌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여전히 학벌이 제일 중요하다"고 토로했다.


한가위 추석은 수확의 상징이지만 '좁은 문'은 청춘들에게 수확의 기회를 좀처럼 주지 않는다. 대학 4학년생 전용석(29)씨는 "공채보다 상시채용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체감하는 문턱은 더 높아진 것 같다"며 "상시채용 기업들이 과거 공채 때보다 인원을 줄이고 있는 데다, 짧더라도 경력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아무 경력 없는 대학생 입장에서 마음이 조급하다"고 말했다.


취업시장에 재수ㆍ삼수ㆍ장수생이 누적되면서 '졸업과 동시 취업'을 바라는 건 '사치'라는 이야기도 많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박주민(25ㆍ여ㆍ가명)씨는 "주변을 봐도 장수생과 중고 취준생들이 넘쳐난다"며 "준비 기간이 길어질 것이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5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1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조사 대상의 58.9%가 "추석연휴에 이직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취준생 841명 중 67.9%도 연휴 때 취업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취업 압박감 때문에 직장인과 취준생 모두 명절 연휴를 구직 활동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취업이 급하고 중요해서"라고 답한 직장인은 45.0%, 취준생은 63.9%였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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