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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고려링크, 화웨이 장비로 3년만에 인구 92% 커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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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통사 고려링크, 단기간내 3G 통신망 구축
"화웨이가 구축·유지 몰래 관여" 워싱턴포스트 보도
대북제재 위반 여부 쟁점…트럼프 "파악해 봐야할 것"

北고려링크, 화웨이 장비로 3년만에 인구 92% 커버리지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19 상하이'의 화웨이 전시장. 화웨이는 '5G is ON'(5G는 이미 현실이 됐다)는 구호를 내걸고 이미 실현된 5G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전시장을 꾸몄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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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장비를 통해 불과 3년만에 인구 대비 92%에 이르는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웨이가 북한의 통신망 구축을 비밀리에 지원해줬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북제재 위반 여부는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23일 통일연구원의 북한 ICT 실태보고서 '김정은 정권의 정보화 실태와 특징'에 따르면, 2004년 4월 북한 룡천역 폭발 사고 이후 중단됐던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은 2008년 말 '고려링크'라는 이름으로 재개됐으며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여기에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ZTE 등의 지원이 뒷받침됐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고려링크는 중국의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여 사업 시작 후 3년 만에 평양 및 14개 주요 도시와 86개 군소 도시, 22개 고속도로에 453개 기지국을 설치, 북한 지역의 13.6%, 인구 대비 92%가 서비스 가능 지역이 되도록 통신망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정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배경 하에) 고려링크의 가입자 수는 2009년 1분기에 100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일 정도로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화웨이의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가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북한의 3G(세대) 이동통신망 구축과 유지에 몰래 관여해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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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이날 전직 화웨이 직원 등에게서 확보한 내부 문서와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 화웨이가 2016년 상반기까지 최소 8년간 비밀리에 북한의 상업용 무선네트워크 구축과 유지를 도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술부품을 이용하는 화웨이가 북한 정권에 제재를 가하는 미국의 수출통제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다만 화웨이와 북한의 유착이 어느 시점부터 시작됐는지,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지 등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화웨이의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이 점에 대한 보다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2일 WP 보도와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파악해 봐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대북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북한과 화웨이의 거래가 언제 이뤄졌고, 달러로 거래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양측의 거래가 대북제재 강화법이 발효된 2016년 2월 이후에 계속됐다면 제재 위반이 된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도 "거래 시점과 중국 정부가 배후에서 지원했는지 등 더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이번 사태에 대한 평가와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북한은 당시 통신망 구축에서 300개의 회선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이날 보도했다. 38노스는 북한이 2008년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면서 고위층 2500명을 타깃으로 잡고 300개 통화를 동시 모니터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계획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회의록을 입수한 결과 가입자 수 확대에 따라 감시 시스템도 늘릴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회의록이 작성된 회의는 기술진 회의였는데 현재 노동당 부위원장인 리수용도 참석했다. 38노스는 "(북한은) 통신망을 도입하면서 체제전복용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필요했던 것이고 회의록에도 보안시스템 구축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명기돼 있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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