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ROE 특명'

모기업 SC그룹 "2021년까지 ROE 10% 올려라" 제시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SC제일은행 임직원들이 자기자본이익률(ROE)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대비 낮은 ROE를 평균 수준으로 맞추고 모기업인 영국 SC그룹이 제시한 목표치 ‘2021년 말 ROE 10%’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올 1분기 ROE는 6.68%로 국내 일반은행 평균 8.4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ROE는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ROE가 높을수록 기업이 돈을 잘 번다는 의미다.

올해 초 SC그룹은 2018년도 실적 발표를 하면서 SC제일은행에 2021년 말까지 ROE를 10%로 끌어올리라는 특명을 내렸다. SC그룹의 60여개 계열사 중엔 20% 넘는 ROE를 기록한 법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ROE 4.64%를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 ROE는 각각 4.91%, 5.85%였다. 평균 5%에 머물러 있는 ROE를 3년 안에 2배가량 올려야 하는 셈이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을 비롯해 임원들은 틈 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ROE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 관계자는 “박 행장이 지역 본부 타운홀미팅이나 이메일 서신 등의 방법을 통해 ROE 증대의 중요성과 비전에 대해 직원들과 자주 교감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SC제일은행이 ROE를 높이기 위해선 수수료 수익 증대와 예대마진 확보가 관건이다. 모기업과 연계한 자산관리(WM) 비즈니스는 SC제일은행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예대마진 확보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금리를 거의 안 주는 보통예금에도 고객 돈이 쌓여 있지만 SC제일은행은 연 1%대의 금리를 줘야 고객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배당을 늘려 ROE의 분모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을 줄이는 방법이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SC그룹이 SC제일은행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국부 유출’ 여론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