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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속살] 모텔은 언제부터 '불륜'의 오명을 쓰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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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속살] 모텔은 언제부터 '불륜'의 오명을 쓰게 됐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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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불법 성매매 사건 등에 대한 기사를 보다보면 늘 사건의 발생지로 등장하는 단어가 '모텔(Motel)'이다. 드라마 등 미디어에서도 불륜의 현장처럼 주로 묘사되다 보니 대단히 '성(性)'적인 의미를 많이 내포한 단어처럼 변했다. 하지만 원래 모텔은 '자동차(Motor)'와 '호텔(Hotel)'의 합성어로 출발했으며, 원래 성적인 의미를 담고 있던 쪽은 숙박 쪽이 아니라 자동차 부분이었다고 한다.


애초 모텔 개념이 탄생한 것은 20세기 초반 미국이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초창기 모텔은 오늘날 우리나라 개념으로 치면 고속도로 '휴게소' 정도의 개념이었다고 한다. 주차장 앞에 작은 건물 하나를 짓고, 1층에서는 편의점 등을 하고 2층은 숙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방을 내줬다. 주로 주 경계를 넘나들며 원거리로 물건을 실어나르던 수송차량을 모는 운전사들이나 장거리 여행객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1차 세계대전 이후인 1920년대에 들어서 승용차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자 순수하게 모텔을 이용하는 고객들보다는 점차 불륜을 목표로 오는 고객들의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과거 마차와 달리 앞쪽에 별도의 운전사가 필요치 않았고, 철저히 운전자 개인의 사적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불륜의 장소로 이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수요에 맞춰 차량 뒷자석을 침대처럼 푹신하게 만드는 것이 유행이 됐고, 불륜 커플들은 교외 장소의 모텔에 차를 대놓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일이 잦아졌다.


이에따라 모텔업은 성행하기 시작했다. 1925년 이미 공식적으로만 미국 내에 수천개의 업소가 운영됐고, 일부 조사에서 대부분 모텔 고객의 75% 정도가 불륜관계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1940년대에 이르러서는 사회문제로 거론될 정도였다. 인기있는 모텔들은 1시간 남짓 시간제한을 두고 대실해주며 회전율을 높였다. 이렇게 출발한 모텔 문화는 미국 내에서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이후 모텔 문화가 이식된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남게 됐다. 이로 인해 불륜의 온상이란 오명을 쓰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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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는 호텔과 함께 주요 숙박시설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모텔은 사실 호텔과 규모와 법적인 측면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일단 호텔은 모텔보다 훨씬 까다로운 관광진흥법에 따라 갖춰야할 것들이 많다. 먼저 욕실과 샤워시설을 갖춘 객실을 30실 이상 갖춰야하고, 숙박 뿐만 아니라 음식과 운동, 오락, 공연, 세미나 등을 다 할 수 있어야하며, 외국인 대상 서비스 시설 및 각종 부대서비스 시설을 모두 갖춰야만 한다. 이에 비해 모텔은 공중위생관리법상 일반 숙박업으로 분류돼있고, 대실이 가능하며, 조식서비스나 기타 부대시설을 모두 의무적으로 갖출 필요는 없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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