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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노래, 창작물로 인정 받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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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콘텐츠 분쟁]<하>
음악·미술 등 예술 AI 맹활약
창작물 인정 두고 갈등 가능성
작품서 AI 기여도 따지는 등
분쟁 양상 갈수록 복잡해져

AI가 만든 노래, 창작물로 인정 받을 수 있나 MS와 네덜란드 연구진의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에서 AI가 렘브란트의 화풍을 모방해 그린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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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유명 아이돌그룹이 잘 나가는 작곡가에게 새 노래를 받아 발표했다. 며칠 후, 해당 신곡이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만든 노래라는 게 우연찮게 알려졌다. 그룹이 속한 연예기획사의 대표가 당초 작곡가에게 신곡을 의뢰해 받고, 새 노래로 활동에 들어간 이후에도 알지 못했던 내용이었다.


대표 역시 작곡가의 명성을 믿고 멋진 창작물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진데다 크고 작은 악재가 겹치면서 아이돌그룹의 활동은 주춤했다. 대표는 "AI가 만들면서 작곡가의 창작성이 빠졌고, 그런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면서 총 3억152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곡가 역시 논란이 커진 후 대표가 자신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며 위자료 등으로 3250만원을 요구했다.


◆융복합 콘텐츠, 복잡해진 분쟁 = 앞서 든 AI 창작물 사례는 지난 2월 열린 모의 콘텐츠 분쟁조정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홍익대 대상팀이 쓴 가상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미 AI가 음악은 물론 미술ㆍ문학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직접 영위하는 점을 감안하면, 머지 않아 충분히 일어난 법한 일이다.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기던 분야를 AI가 자리잡는 건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며 창작성을 중시하는 예술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크리스티경매에서 AI의 그림이 같이 나온 앤디 워홀의 작품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고 국내에서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융복합콘테츠 제작을 지원하면서 AI가 작곡한 음악을 선보여 호평받기도 했다. AI에 국한된 건 아니다. 가상ㆍ증강현실,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을 융복합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어서다. 국경은 물론 온ㆍ오프라인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콘텐츠 제작을 비롯해 유통ㆍ소비 전반에 걸친 분쟁이 앞으로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홍익대 대상팀은 앞서 분쟁사례에서 AI가 만든 노래를 작곡가의 고유 창작물로 인정하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기획사 대표의 주장대로 결과물에 하자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작곡가가 미리 AI를 쓸 것이라고 알리지 않은 점이나 작곡가를 상대로 명예훼손한 점을 두루 인정했다. 손해배상에 대해선 서로 요구한 금액을 상계한 후 작곡가가 새 음원 3곡을 주는 선에서 접점을 찾았다. 아울러 둘이 함께 AI 제작 음악을 주제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드는 한편 작곡가가 아이돌그룹 콘서트에 출연해 AI 음원도 예술성을 갖는다는 점을 설명하는 등 훈훈한 결말을 맺었다.


AI가 만든 노래, 창작물로 인정 받을 수 있나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조정 절차



◆"중재·판결, 국경한계..대체재 적합" = 콘텐츠진흥원은 해마다 모의분쟁 경연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앞서 대상팀 외 최우수ㆍ우수상을 받은 팀 역시 각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블록체인 기반 게임과 관련한 분쟁을 사례로 들었다. 최근 콘텐츠 시장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기존의 콘텐츠 이용환경이 단순했다면 이제는 서비스 방법이나 소비패턴이 복잡해져 분쟁사례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서비스 아프리카TV에서 BJ가 기존 음악을 배경으로 쓸 때 영상으로 볼 것인지, 디지털음원으로 봐야 하는지의 문제는 이미 수년 전 불거져 법적다툼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BTS 등 국내 아이돌그룹을 중심으로 한 K팝 수요가 해외에서 급증하면서 국내외 음원유통사업자간 적용받는 제도의 차이, 국내 기획사에 소속된 외국인 아티스트가 늘고 반대로 해외 기획사가 한국인 아티스트를 쓰는 등 국내외 에이전트 활동에 따른 규제 역시 향후 콘텐츠시장에서 다툼의 여지가 큰 분야로 꼽힌다. 한층 교묘해진 콘텐츠 불법복제나 5세대 이동통신 도입으로 인한 OTT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간 망중립성 논쟁 역시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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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수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콘텐츠분쟁조정포럼에서 "국내 중재판정이나 법원의 판결을 해당 사안과 관련된 외국에서 집행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대체분쟁해결제도(ADR) 기관을 만들거나 협단체와 콘텐츠분쟁조정위 등 전문 ADR 기관간 연계하는 방안이 적합한 모델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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