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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노조와의 싸움없이 분배정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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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노조와의 싸움없이 분배정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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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하다." 가짜뉴스 논란을 빚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다. 지난 1월 초 신년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경제적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나 상위 1%에의 소득집중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해 보면 사실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경제적 불평등과 관련한 진짜뉴스는 따로 있다.


"한국의 임금불평등은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수준이다." 이것이 진짜뉴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2018 한국경제보고서'를 보자. 한국은 임금하위 10분위 대비 90분위 비율이 4.5 수준이다. OECD 국가 평균 3.5보다 1포인트나 높다. 프랑스, 일본, 호주, 독일, 영국, 캐나다, 미국 등과 비교하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임금불평등이다. 특히 한국의 임금불평등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반면 프랑스와 일본, 독일은 오히려 개선됐다. 독일의 경우 1990년 4배 이상 수준에서 2016년에는 3.5배 이하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임금불평등에는 하방경직성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올라가기만 하지 결코 내려가지 않는다.


종업원 300인 이상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 1.1배 수준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던 것이 2017년에는 2.2배로 확대됐다. 한국에서 경제적 불평등 악화의 주범 중 하나가 극심한 임금불평등임을 알 수 있다. 일부 업종에서는 한국 기업의 임금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동차 산업을 보자. 국내 완성차 5개사의 2017년 1인당 평균임금은 9072만원으로 일본 도요타(8390만원)와 독일 폭스바겐(8303만원)보다도 높다. 최근 28차례나 파업을 실시한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경우 일본 규슈공장보다 임금이 20%나 높다고 한다. 반면 자동차 1대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1인당 매출 등 생산성은 미국, 일본, 독일의 경쟁사들보다 낮다. 생산성은 낮은데 임금이 높다.


그러니 돈 되는 장사를 할 수 없다. 영업이익률이 경쟁사에 비해 낮은 게 당연하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5%. 2010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기아차는 이보다 더 낮다.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바닥 수준이다.


미국 GM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고경영자 메리 바라의 공장폐쇄 기준은 명확하다. 영업이익률 10% 미만 공장은 모두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군산GM 공장이 폐쇄됐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의 모든 자동차 공장은 문을 닫아야 한다. 한국 완성차 근로자들이 받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임금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나 자동차업계에서 임금인상은 상수다. 매년 파업이 일어나고 임금이 올라간다. 고임금 대기업 업종일수록 노조의 조직률이 높다. 이들 노조권력의 탐욕이 임금상위 계층의 임금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 결과가 세계 최악 수준의 임금불평등이다.


르노삼성은 비교적 모범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민노총 지도부가 들어서자 현대차의 길을 걷고 있다.


노조권력에 90%에 달하는 저임금 비노조 근로자들에 대한 연민은 립서비스로만 존재한다. 자기들이 몫을 많이 챙길수록 하청, 재하청 근로자들은 신음한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다.


임금불평등 문제 해결은 노조권력과의 싸움이다.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 최고라는 가짜뉴스까지 동원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정당화시키려 노력하는 게 현 정부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아무리 올려도 임금불평등은 개선할 수 없다. 노조권력이 스스로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할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노조권력과의 전면전을 각오하지 않는 한 한국 경제에 분배의 정의는 없다. 이를 우회하는 어떤 해법도 결코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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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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