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차기 대통령 선거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조 수석이 지난해 12월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전격적으로 출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조 수석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수사관) 의혹을 둘러싼 책임론이 증폭하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운영위 검증 과정을 거치고 난 뒤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했다.
조 수석은 김 수사관 의혹과 관련해 "삼인성호,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라는 옛말이 있다"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 간결한 언어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법은 정치권에서 자주 활용하는 방식이다. 조 수석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정치 언어'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조 수석은 운영위 검증 과정과 관련해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기 대응 능력이 돋보였다는 얘기다. 조 수석은 영화배우를 연상하게 하는 수려한 외모에 더해 강단 있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주목 받았다. 현실 정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적이 없음에도 '장외 우량주'로 평가받는 이유다.
차기 대선에서 범여권의 히든카드가 될 것인지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조 수석의 삶의 궤적을 고려할 때 정치적인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는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다. 1965년 부산에서 태어난 조 수석은 혜광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민주화 운동에 깊이 관여하면서 국제앰네스티의 '양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대 법대 교수 시절에는 실천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대법원과 대검찰청 등 법조계 핵심 권력을 상대로 비판의 칼날을 높이며 사법개혁운동을 주도했다. 이처럼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 사법개혁운동 등 왕성한 사회활동 자체가 그의 자산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른바 '친문(친문재인)계' 대선 주자에 이름을 올릴 인물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조 수석은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2022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들은 선거에 직접 나서 승리한 경험이 없다는 부분을 주목한다. 2020년 4월 21대 총선이 예정돼 있다는 것 역시 변수다. 조 수석이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승부수를 던질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놓는다면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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