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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무조건적인 다운그레이드는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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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무조건적인 다운그레이드는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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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칼럼에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서비스 컨셉이 경쟁자를 다르게 잡음으로써 새로운 서비스 컨셉을 잡은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는 사실상 일반 항공사에 비해 다운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 컨셉을 잡은 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서비스 컨셉 외에 제품 컨셉으로 유사한 사례는 없을까? 또한 무조건적인 다운그레이드를 통해 고가 시장을 저가의 상품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늘 새로운 컨셉을 창조하는가? 이번 칼럼에서 그 사례를 소개하도록 한다.


대학원 시절, 필자 주변에는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는 학교 건물이 대부분 언덕에 있었기 때문인데 공강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학생들은 모두 스쿠터로 이동을 시도하였다. 일반적으로 대학교에서는 교수나 직원의 주차 공간만 마련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동차가 있어도 주차하기 힘든 데 비하여, 스쿠터는 주차도 편리했고 과거에는 50cc 미만 오토바이는 번호판 부착도 의무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끼리의 중고 거래도 활발했으며, 보험에 가입할 필요도 없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의 대안이 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운 겨울이 시작되고 칼바람이 불어오면 학생들은 스쿠터를 타고 다니기에 힘들었다. 방한 장갑, 마스크 등을 아무리 착용해 보아도 따뜻한 히터가 켜진 택시나 버스를 타는 것에 비해 추워도 너무 추웠다. 비나 눈이 오게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가 오면 미끄러운 것은 둘째 치더라도, 비를 맞는 것이 '아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비에 부딪히기 때문이었으며, 눈이 오면 너무나 미끄럽기 때문이었다. 그 대안으로 학생들은 모두 자가용을 생각했으나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스쿠터와 자동차의 가격은, 그 자동차가 경차거나 중고차라고 하더라도 속칭, '넘사벽'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득 궁금해져 검색한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차는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생산한 '나노'라는 자동차로 신차가 약 200만원 정도인 차였다. 실제로 '나노'를 개발한 타타 그룹의 회장은 스쿠터를 운전하는 인도의 한 가족을 보고 이를 개발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의 자동차 제품 컨셉은 경쟁자를 다른 자동차로 잡지 않고 '스쿠터'로 잡았기에 다운그레이드를 결심했다.

다운그레이드 한 내용을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의 다운그레이드 된 사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창기 출시 모델의 경우, 라디오, 에어컨 등의 기본 기능이 장착되어 있지 않았으며, 심지어 자동차 차체에 플라스틱 부품을 사용하기도 하는가 하면, 이를 접착제를 사용하여 붙이기도 했다. 트렁크도 없었으며, 와이퍼도 하나만 장착되는 등, 그야말로 '이보다 더 사양을 낮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운그레이드를 감행했다.


타타 자동차는 이러한 자동차의 다운그레이드 모델인 '나노'자동차의 연간 판매량을 25만대 정도로 추정했다. 또한 이에 더 나아가 인도가 경제 성장으로 국민 소득 수준이 더 좋아진다면 100만대 정도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처참했다. The Economic Times가 밝힌 타타의 나노 자동차의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출시 초기인 2009년 약 3만대의 판매량에서 2010, 2011년에 약 7만대로 정점을 찍고 2016년, 17년에는 단 7,591대만 팔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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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과 동일한 다운그레이드 전략의 결과가 왜 이렇게 다른가? 이는 Value-based pricing이라는 가치에 기반한 가격 정책을 이해해야 알 수 있다. 이를 간략히 설명하면 판매자는 제품 원가와 제품의 판매가의 차이에 집중을 하지만, 소비자는 자신이 이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가치와 제품의 판매가의 차이에 집중하기에 시각의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무조건 싼 가격이 옳은가? 소비자는 어떤 가격을 원하는가?'라는 제목의 다음 칼럼에서 이어서 다루도록 하겠다.


김창희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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