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2돌 한글날 앞두고 각종 신조어들 난무…순 우리말로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제572돌 한글날이자 세종대왕 즉위 600년을 앞두고 있지만 각종 신조어들이 우리 한글문화를 야금야금 좀 먹고 있다. 이들 단어 대부분은 표준 국어 대사전에 등록조차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일상적으로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대기업 오너들과 재벌 2ㆍ3세들의 추태로 유명해진 '갑질'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이다. 사회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자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이 자신의 방침에 강제로 따르게 하는 것을 뜻하는 이 단어는 표준 국어 대사전에 등록돼 있지 않다. 그러나 국립국어원 문의 결과 갑질의 경우 '갑'과 '-질'이 각각 표준 국어 대사전에 올라 있고, 이들을 결합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표준어에 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현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함바집'은 경우가 다르다. 함바집이라는 단어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의 숙식을 제공하기 위해 세운 임시 건물을 뜻하는 일본어 한바(はんばㆍ飯場)에서 유래했다. 일제 강점기 당시 건설현장에 강제 동원되던 조선인의 임시 숙소로 사용되기도 했고, 해방 이후 이 용어가 그대로 사용되면서 현재 건설현장 안에 임시로 설치된 식당만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함바집이라는 단어는 엄연한 일본어인 탓에 '현장 식당', '현장 인부 식당' 등으로 표현할 것을 국립국어원은 권고하고 있다.
반면, 경제 분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단어인 '재테크'는 엄연한 표준어다. 재무라는 의미의 '재(財)'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앞부분인 '테크(tech)'를 합성해 만든 단어인 재테크는 사회에서 편의상 통용되는 단어로 표준 국어 대사전에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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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신조어라고 하더라도 한글 단어들로 이어진 '합성어'라면 사실상 표준어로 취급하고, 또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는 표준어로 새롭게 등록되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영어나 일본어 등 외국어를 바탕으로 한 무분별한 신조어들은 순 우리말로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인싸'가 대표적이다.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로, 아웃사이더와는 다르게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들을 말하는 '인싸'라는 단어는 '너울가지'라는 순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식당에서 자주 쓰이는 '레시피', '브레이크타임'은 '조리법', '쉬는 시간'으로, 도심 곳곳에서 시민들을 위협하는 '싱크홀'은 '땅꺼짐 현상'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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