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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취임 2주 만에 국가주의 논쟁 던진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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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취임 2주 만에 국가주의 논쟁 던진 김병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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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국가주의'라는 묵직한 담론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관통하는 정책기조가 국가주의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이다. 그 중심에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있다. 지난달 17일 추인되며 홍준표 전 대표의 자리를 대신한 그는 2주 만에 정치권을 '국가주의' 논쟁의 장으로 만들었다. 그의 최근 행보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다만 짧은 시간에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끊임 없이 국가주의를 언급했다. 지난달 17일 취임 당시 "우리 사회 곳곳에 국가주의적인 경향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처음 겨냥했고, 같은 달 24일 의원총회에선 "국가권력이 아무 곳에나 개입해 우리 사회와 경제를 디자인 하려는 생각은 대한민국 정치가 갖고 있는 모순"이라며 의미를 확장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자리에서 "새로운 시대, 탈국가주의 시대를 열 때가 됐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정치학에서 국가주의는 국가권력이 경제나 사회정책을 통제하려는 개념을 일컫는다. 기저엔 우리 사회의 각종 병폐나 모순은 우월한 조직체인 정부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김 위원장은 국가의 과도한 개입을 문제 삼으며 국가주의를 언급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에 대한 비판에만 국한되지 않고 박정희 시대의 경제개발정책까지 비판하며 모두 국가주의의 틀 속에 묶고 있다. 합리적 비판이라는 이미지를 심으면서 동시에 경제ㆍ사회 문제를 대하는 현 정부의 태도가 박정희 정부 때와 결국 같다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국가주의를 거대 담론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사례로 언급하며 현실 논쟁으로 이끌고 있다. 시작은 오는 9월 시행될 '초ㆍ중ㆍ고 커피 판매 금지법'이었다. 그는 이 법을 두고 "커피 판매에 대한 결정은 학교 사정에 맞게 하면 된다. 이런 부분까지 국가가 들어갈 필요가 있느냐"며 "참여정부 같았으면, 제가 정책실장이었으면 (노무현)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음식 원가 공개와 먹방(먹는 방송) 규제를 국가주의의 대표적인 예로 들어 논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우리가 지금 어리석은 백성도 아닌데 이런 가이드라인까지 정했다는 것 자체가 국가주의적 문화"라며 "조선시대도 아니고 왜 국가가 일일이 먹는데까지 간섭하고 시장에 개입하느냐. 이런 일은 시장이나 공동체가 알아서 하면 될 일이고 국가는 소득 불균형 해소와 안보, 평화 등 국가가 할 일에 전념하면 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의 잇따른 국가주의 발언에는 다양한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당 이미지 쇄신 차원이다. 그동안 한국당은 쟁점ㆍ현안마다 정부ㆍ여당과 대립각을 세워 내용을 떠나 현안에 발목을 잡는 당의 이미지가 고착돼왔다. 김 위원장의 국가주의 프레임은 여기에서 벗어나 정치담론과 국정기조 등 큰 틀에서 현 정부와 경쟁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이는 일하는 정당, 고민하는 정당으로의 이미지 개선과도 맞물린다.


한편으론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분배, 평등, 공정이라고 말하는 것과 국가주의라고 하는 것은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이 인식하는 이미지에 큰 차이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국가주의라는 이미지는 다소 부정적인 뜻으로 쓰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당장 여당이 "문재인 정부에 특정 프레임을 씌우려는 시도"라며 "구태정치"라고 발끈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 위원장이 던진 국가주의 담론이 한국당 내부를 향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는 의원 간 친소 관계를 따지는 계파 갈등이 극심한 당 내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적을 내부가 아닌 외부, 진보로 돌렸다는 분석부터 새로운 당의 정체성을 밝히면서 수구ㆍ냉전적인 기존 사고는 이제 버려야 한다는 점을 내부에 공개적으로 알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새로운 가치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국가주의에 이어 패권주의,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등 2차 가치논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권력을 잡고 나면 권력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패권주의가 있다", "국가권력이 앞서가지 못하고 늘 여론이나 민심을 쫓아가기에 바쁘고 그런 정책만 내놓는 것이 문제"라며 이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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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주의에서 시작된 정부를 향한 가치논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거대 정치 담론을 정치권에 꺼내들었지만 이에 대한 설득력을 갖고 결국 보수의 전통적 가치가 호감을 얻도록 만드는 것은 온전히 김 비대위원장의 몫이다. 정치권에서는 세월호 사태 이후 국민들의 이념지형이 보수에서 진보 중심으로 변하는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당 내 분란을 최소화하고 결국 정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남은 과제다. 당 내에선 홍 전 대표의 '색깔론'에서 '국가주의'라는 담론을 꺼내든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추상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당의 새로운 가치에 따라 인적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힌데 대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당의 새 가치를 담은 강령 개정이나 당헌ㆍ당규 개정,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인적쇄신 즉, 당협위원장 교체 과정에서 오히려 더 큰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 2주를 갓 지난 김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계속 눈여겨봐야할 이유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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