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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민낯⑮] 지지부진 '네거티브 규제'…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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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사업 테스트 기간 땐 규제 풀어줘야…임시허가 지원해도 실적은 저조
호주, 특정상품 테스트 일괄 허용…EU는 일단 사업 허용 후 점진

[규제의민낯⑮] 지지부진 '네거티브 규제'…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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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민우 기자] "기다리다 지쳤다."

정부의 규제 완화를 기다리다 결국 사업 모델을 포기한 공유경제 스타트업 콜버스랩 박병종 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 심야시간에 남는 전세버스로 귀가 방향이 같은 사람들을 태워주는 콜버스 플랫폼을 개발했지만 이를 불법이라고 주장한 택시업계의 반발로 끝내 사업을 접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택시회사와 노선버스 사업자에게만 심야 콜버스 운행 자격을 준 것이다. '규제 족쇄' 논란으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등이 중재안을 제시했고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주최한 '해커톤'에서도 최근까지 이 문제가 논의됐지만 소용 없었다. 박 대표는 "수익이 없어도 공익적 차원에서 서비스를 계속했지만 한계에 다다라 완전히 접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규제 시스템에선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콜버스랩의 좌절은 수년째 신(新)산업에 대해선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실제 도입보다는 논의에만 그치고 있는 지지부진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금지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는 과거 정부에서도 '규제프리존'이라는 이름으로 도입이 논의됐지만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규제 예외 옵션 활용=원칙적인 네거티브 규제는 개별 법안에 대한 검토와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는 시행이 어렵다. 게다가 사후 불거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숙제다. 현재 세계 각국이 개방형 규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간 단계로 규제 예외 옵션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 금융행위감독청에서 처음 도입한 '규제 샌드박스'다. 이는 신(新)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모델이 시장에서 테스트를 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준다.


우리 정부도 우선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관련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정대리인' 제도는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미인가 업체에 사업 권한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제휴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주에서 금융혁신 서비스 분야에 도입한, 특정 분야의 상품과 서비스에 인허가 없이 테스트를 일괄 허용하는 제도도 있다. 유럽연합(EU)에선 최소한의 규제로 사업을 허용하고 점진적으로 이를 보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같은 제도는 어떤 분야에 적용할 것인지가 정교하게 논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는 "사람의 생명이 오가는 분야에도 무조건적으로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적용할 순 없으며, 인명과 안전을 중심으로 포지티브 규제를 해야 한다"며 "다양한 규제 사안과 산업 분야가 있는 만큼 이제는 도입할 분야를 가르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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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예외 진입장벽 낮춰야=네거티브 규제로 가기 위한 다양한 규제 예외 옵션이 마련돼 시행돼도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집입장벽이 높다면 활성화되지 못하고 묻힐 수도 있다. 2014년 도입된 '신속처리ㆍ임시허가 지원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융합 신산업 활성화 촉진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소관 부처가 없거나 근거 법령이 없는 경우, 제한된 기간과 조건을 부여해 임시로 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4년이 넘었지만 임시허가 실적은 3건에 불과하다. 소관 부처에 허가를 신청해 규정의 미비로 불허된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속처리를 신청하는 과정을 거쳐야 임시허가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과 최대 2년의 유효기간 내 본허가 취득을 위한 관련 법령이 정비되지 않을 경우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이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원인으로 꼽힌다.


해커톤에 대해서도 공유경제 서비스 스타트업 관계자는 "규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를 하는 것은 좋지만 과연 실효성 있는 논의인가 의문이 들 때도 많다"며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신속하게 결단을 내려야 하는 분야도 있는데 무조건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얘기를 다 듣다보니 논의 자체가 보수적으로 흘러가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강준모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속적인 개별법의 정비 노력과 함께 단기적으로는 혁신적인 신기술, 서비스에 대해 네거티브 규제방식과 유사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대안적 제도를 통해 시장출시를 지원하되, 문제 발생 시 사후조치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후규제 책임 원칙을 확립하도록 법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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