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공습 가능성에 유가 급등 (종합)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31달러(2.0%) 상승한 66.8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3일 이후 3년 5개월만의 최고치로, 70달러선을 앞두고 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은 96센트(1.4%) 상승한 72.00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브렌트유는 73.41달러까지 오르며 2014년 11월 2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했다.

최근 유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시리아 사태다. 시리아가 반군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들이 시리아에 대한 응징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시리아 정부군을 지지하는 러시아와 이란의 맞대응할 경우 중동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전망이다. 중동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원유 공급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기름값이 오르고 있다. 여기에 유가 상승을 예상한 투자 수요까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아침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멋지고 새로운, 스마트한 미사일이 갈 것이니 러시아는 준비하라"며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너희(러시아)는 자국민을 죽이는 걸 즐기는 독가스 살인 짐승의 조력자가 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러시아 외교부는 순항미사일은 테러범에게나 쏘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가 없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예고하자 유가는 더욱 치솟았다. 사우디 공군이 예멘 반군 후티가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시리아 사태는 유가뿐 아니라 국제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 대비 루블화의 가치는 이번 주 들어 10% 떨어졌다. 앞서 미국의 대러 제재로 이틀 연속 4%대 급락세를 나타낸 루블화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예고하면서 한때 65루블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이후 최저치다. 이란 리알화는 미국의 이란 핵협정 파기 우려와 시리아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며 사상 최저인 6만리알까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리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4.10달러(1.1%) 오른 13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