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난구조대와 연계해 복지 상담…경제 지원도 함께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방모(55)씨는 지난 10월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들과 싸운 뒤 술을 마시고 서울 한강 마포대교를 찾았다. 투신 자살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방씨를 발견한 수난구조대는 그의 이름, 전화번호, 동의서 등을 확보해 서울시 복지·구호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119 특수구조단 수난구조대와 연계해 시가 관리하는 한강교량 27개에서 발생하는 투신 자살시도자를 대상으로 복지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전체 상담 건수는 14건이다. 이 가운데 시는 총 5건을 지원했다.
우선 수난구조대가 투신 자살시도자를 경찰서로 인계하기 전에 이름, 전화번호, 동의서 등의 신원정보를 시 복지·구호담당자에게 전달한다. 이어 담당자가 전화나 병원 방문 상담을 통해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동안은 투신 자살시도자를 구조하는 데 중점을 뒀으나 이제는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알려주는 셈이다.
방씨의 경우 시 상담사와 얘기를 하고나서 "다시 잘 살아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술도 끊었다. 매주 수요일이면 상담사에게 연락해 술을 안 마시는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현재 느끼는 행복을 전하고 있다.
심리상담 지원 외에 물질적 지원도 함께한다. 방씨는 시가 연계해준 민간단체로부터 각각 30만원, 100만원을 지원 받았다. 시는 위기가구 지원금 13만원도 방씨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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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관계자는 "한강교량이나 수변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시민이 해마다 1000명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투신하는 주된 원인이 정신과적 문제, 대인관계, 경제문제인 만큼 시가 갖고 있는 복지자원을 맞춤형으로 지원해주겠다"며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등의 복지자원 연계, 정신건강증진센터 상담, 정기적 건강검진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한편 매년 한강에서 각종 사건사고로 출동하는 건수는 2014년 1347건, 2015년 1461건, 2016년 1594건, 지난해는 6월30일 기준 716건이다. 이중 자살관련 출동 건수는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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