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올해부터 2021년까지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의 베이비붐 자녀 세대가 39만명에 달하며, 이로 인해 청년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청년실업률은 왜 상승하는가’ 보고서에서 청년실업률 상승의 원인을 다방면에서 분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3년 이후 청년실업률이 상승한 이유를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1991~96년생이 25세~29세에 진입한 데서 찾는 주장에 대해 아직 큰 영향은 없다고 진단했다. 이 세대의 25~29세 진입은 2013년이 아닌 지난해부터 시작된 것이어서, 실업률 상승에 대한 영향이 아직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가 문제다. 최 연구위원은 “2017~2021년간 25~29세 인구는 39만명 증가할 전망”이라며 “그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면 청년실업률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청년인력이 동질적 특징을 갖고 있는 것도 실업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청년의 역량 분포는 중간에 밀집되어 있으며 격차가 매우 작다”며 “하위권 역량은 외국보다 높으나, 상위권은 선진국에 크게 미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특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지표에서 확인된다. 우리나라 청년(25~34세)의 평균 역량은 언어능력은 최상위, 수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은 중위권이다. 그러나 상위 1%의 역량은 비교대상인 주요 33개국 중에서 최하위권으로 언어능력은 25위, 수리능력은 29위, 문제해결능력은 26위에 그친다. 반면, 하위 1%의 역량은 언어능력 4위, 수리능력 6위, 문제해결능력 6위로 최고 수준이다.
최 연구위원은 “중간에 밀집된 우리나라 청년들은 취업에서도 사무직, 생산직 등 중간 수준의 일자리를 찾는데, 이런 일자리는 기술혁신으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우리나라 청년실업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일자리 미스매치’란 보다 정확하게는 동질적으로 양성된 청년들이 저숙련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년실업률 상승의 또 다른 유력한 요인으로 고용노동부의 청년취업성공패키지사업을 들고 있는데, 최 연구위원은 이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3년 이후 전체 청년실업률 상승은 3.8%포인트이므로 사업의 실업률 증가효과는 작지 않지만, 실업률 상승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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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인력 역시 실업 위기를 피해가기는 힘들다. 최 연구위원은 4년 대졸자에서도 실업률이 상승했고, 2013년 이후에는 졸업 후 장기간이 경과한 실업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과 준전문직이 감소했으며 기술직·교육·경영금융 분야의 준전문직이 감소했다. 그는 “대졸 고용률이 감소하고 고등학교 졸업생의 상급학교 진학률 역시 2008년을 정점으로 최근에는 약 70%로 하락했다”며 “이러한 변화들은 숙련인력에 대한 수요의 감소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혁신을 더욱 가속화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숙련자본이 미국보다 크게 작은데도 불구, 수요가 이미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다면 이는 숙련자본의 적정 수준이 낮다는 의미”라며 “숙련인력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혁신을 가속화하고, 우리나라 최상위 인력의 낮은 수준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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