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글로벌 IT 업체인 구글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3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받은 데 대해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유럽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인텔의 반독점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인텔의 손을 들어준 지 불과 며칠만이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EU 경쟁당국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룩셈부르크 소재 ECJ에 제소했다. 구글 대변인은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며 "EU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독점조사당국인 유럽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법정에서 위원회의 결정을 방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U 경쟁당국은 지난 6월 구글이 검색분야의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불법적 수익을 거뒀다는 이유로 24억2000만유로(약 3조1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는 EU가 2009년 인텔에 부과했던 10억6000만유로(1조3600억원)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구글은 EU 경쟁당국이 과징금을 물리며 함께 요구한 불공정거래 행위 개선조치방안을 지난달 말 제출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당시 "개선조치 방안이 실제 효과를 낼 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과 EU 간 구체적인 개선조치가 확정되기까지는 최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FT는 평가했다. 구글은 불복소송과 함께 가처분 신청은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구글의 제소는 지난 주 ECJ가 인텔의 항소건을 파기환송한다고 판결한 이후에 이뤄져 눈길을 끈다. 재판관들은 해당 사건을 하급법원인 EU일반법원에 회부해 리베이트가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했다. EU와 8년을 끌어온 법정공방에서 인텔이 첫 승을 거둔 셈이다.
이는 구글, 퀄컴 등 EU에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거액의 과징금을 맞은 IT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현재 EU 경쟁당국은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에 대해서도 동일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 또한 치열한 법정싸움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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