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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독일 여행경보’ 발령에 메르켈 반박…살얼음 걷는 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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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독일과 터키 관계가 갈수록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터키가 총선을 앞둔 독일에 여행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델브뤼크에서 열린 선거유세에 참석해 “모든 터키 시민은 독일로 여행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곳에서는 어떤 언론인들도 감옥에 가거나 보호감호 조치되지 않는다”며 “독일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고 법의 지배 또한 당연히 여긴다. 우리는 이를 자랑스러워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터키 외무부가 인종차별 우려를 내세워 독일 여행경보를 발령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터키가 독일 일간지의 특파원인 데니츠 위첼 등 독일인 12명을 구금한 것을 지적하며 “근거 없는 죄목으로 감옥에 있다”고 항의의 뜻을 내비쳤다.

독일과 터키의 갈등은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해 군부의 쿠데타 이후, 이를 진압한다는 구실로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시작하며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일제히 터키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EU) 가입을 놓고도 설전이 오가는 등 갈등이 확대되는 추세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TV토론에 참석해 “터키의 EU 가입 대화를 중단할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틴 슐츠 독일 사민당 대표는 “터키가 레드라인을 넘어서서 더 이상 EU의 일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총리가 되면 즉각 가입협상 중단을 추진할 것”이라고 맹공을 쏟아냈다.


이에 오메르 첼리크 터키 EU담당장관은 즉각적으로 “독일 정치인들이 부주의한 발언으로 EU에 사실상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EU가 ‘독일합중국’인 줄 아느냐”고 반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변인 역시 “차별과 인종주의를 부추긴다”며 비난했다.


1987년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에 회원 가입을 신청했던 터키는 인권과 민주주의 등 각종 정치·경제적 수준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가입을 거절당해왔다.


터키 외무부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독일에 살고 있는 자국민 또는 독일을 방문할 예정인 국민들을 향해 “독일 총선을 앞두고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유의하라”며 “독일의 정치 지도자들이 터키를 EU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反)터키 수사법을 총선 전략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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